[신아 칼럼] 2019년 결산과 2020년 전망… '초(超)'
[신아 칼럼] 2019년 결산과 2020년 전망… '초(超)'
  • 신아일보
  • 승인 2019.12.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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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영 리얼투데이 PR사업본부 실장
 

"최상의 정치는 백성들이 원하는 대로 하게 하는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것이고, 다음은 백성을 이롭게 하는 것이며, 다음은 백성을 직접 다스리는 것이고, 최하의 정치는 백성과 다투는 것이다."

이는 2000년 전 사마천(史馬遷)이라는 역사학자가 1000년간 중국 왕국들의 흥망성쇠를 두루 살핀 뒤 내린 결론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최근 부동산 시장과 정부는 서로 빙탄지간(氷炭之間)인 마냥 서로 잡겠다고 또 안 잡히겠다고 다투면서 결국 '초(超)강력 규제', '초양극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재작년 8·2대책부터 2년 5개월여 동안에 다양한 종합대책을 쏟아내 벌써 18번째 대책까지 내놓았다. 최근 발표한 12·16대책은 초수요억제책으로 여겨진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은 9억원이 넘는 금액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40%에서 20%로 줄이고, 시가 15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은 전면 금지했기 때문이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초양극화'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과 일부 광역시에는 똘똘한 한 채로 주택 수요가 쏠리고 있지만, 지방 대부분 도시는 오히려 집값 하락과 미분양 누적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달 수도권·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아파트 중위(中位) 매매가격은 1억4847만원으로 2017년 5월 현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10%나 내렸다. 반면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역대 최고치인 8억8014만원까지 치솟으며 45%나 폭등했다.

분양시장도 마찬가지다. 서울과 수도권 인기 지역에서는 청약경쟁률이 수십~수백 대 1에 달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지만, 지방 일부 아파트 분양에서는 1순위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는 단지가 나오기도 했다.

규제 강도는 높아지고, 대출은 옥죄고,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시장 가격은 상승하고 있으니 결국 실수요자들은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오히려 현금 자산이 많은 투자자가 우위를 점하도록 정부가 도와주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시장은 살아있기 때문에 단편적인 산술식으로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1+1=2'라는 식으로 답이 딱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세율을 높이면 주택 가격이 내리고, 대출을 억제하면 투기 세력이 사그라진다는 단순 결과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부동산 대책 이후 단기간의 반응으로 지속적인 대책을 쏟아내는 것은 그만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의심하고 있다고 자인하는 셈이다. 내년 상반기에 부동산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줄 추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하니 벌써 걱정이 앞선다.

최근 부동산개발회사 피데스개발이 '2020~2021년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그 중 '슈퍼&하이퍼' 현상은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이 활발해지면서 공간의 용도나 기능, 분류가 무의미해지는 '초연결', '초융합'을 의미한다고 한다. 식사, 가족 모임 등 주거공간의 여러 기능이 집 밖으로 나가는 현상이 확산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간다는 것이다.

2020년부터 쓰여질 새로운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렇게 '초(超)'라는 글자 뒤에 '규제'나 '양극화' 등의 단어가 아닌 '연결', '융합' 같은 단어들이 주로 쓰이면서, 공간의 용도와 기능을 초월해 수요자에 맞춤형 주거공간을 선보이는 데 주력하는 시대가 오길 기대해본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PR사업본부 실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