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닷새 후 HDC그룹 품에…변화 관심 고조
아시아나, 닷새 후 HDC그룹 품에…변화 관심 고조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2.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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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7일 주식매매계약 체결…창립 31주년 만에 새 주인 맞아
2조원 유상증자로 기업 정상화…CI·자회사 등 변화 관심 쏠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창립 31주년 만에 새 주인을 맞이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변화에 대해 관련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오는 12월27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는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떠나 HDC그룹 품에 안긴다.

우선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금액 2조5000억원 중 3200억원만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에 투입한다. 2조원이 넘는 금액은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정상화 자금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아시아나항공 자본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조1000억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증가한다. 또 현재 660%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300% 수준으로 낮아진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이후 노선 경쟁력과 비용 효율성 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도 올해 11월12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 강화”라고 강조했다.

일본항공(JAL)의 회생 사례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 강화에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항공은 지난 2010년 2조엔 이상의 부채를 떠안고 경영 파단에 빠졌다. 이후 법정 관리를 거쳐 1년4개월 만에 회생한 바 있다.

일본항공은 지난 2008년 14개였던 기종 수를 2011년 9개로 줄이고, 적자 노선에서 철수해 국제선 노선은 67개에서 47개로, 국내선은 153개에서 112개로 대폭 축소했다. 4만7000여명의 직원 수도 조기 퇴직과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3만명으로 줄였다.

그 결과 일본항공은 지난 2008년 500억원의 영업손실에서 2011년 20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달 1일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기종 수는 12종(86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21개국의 63개 도시, 74개 국제선 노선에 취항 중이다. 국내선은 11개다.

일본 여행 거부 운동 등의 영향으로 일본 노선이 위축된 데다 이미 동남아 노선 등에서 저비용항공사(LCC)와 경쟁이 심화된 만큼 앞으로 적자 노선 조정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명칭과 기업 이미지(CI) 등에 대한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정몽규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명칭에 대해 “현재로서는 바꿀 생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HDC그룹 내 계열사 명칭 대부분이 HDC신라면세점 등 ‘HDC’를 달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이름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또 CI도 새롭게 선보이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날개’ 마크가 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거취도 불투명하다. 한 사장은 지난 1986년 그룹에 입사해 1988년 아시아나항공 창업 멤버로 참여한 박삼구 전 회장 최측근 중 한 명이다.

한 사장만큼 아시아나항공을 잘 아는 전문 경영인을 찾기 힘들고, HDC그룹이 항공업 경영 경험이 없는 점을 미뤄 볼 때 오는 2022년 9월까지인 한 사장의 임기가 보장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인수 초부터 HDC그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한 사장을 포함한 임원진을 대거 교체하고, 금호 색깔을 없앨 것으로 관측도 나온다.

한편 최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등 항공업계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앞날도 단정할 수 없다.

HDC현대산업개발은 HDC지주회사의 자회사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5%를 보유한 에어부산은 HDC지주의 증손회사가 된다. 증손회사 중 지분 100% 보유가 아닌 업체는 아시아나IDT와 아시아나세이버도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