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樂書)하러 댕기는 녀자…신정균 '약글 어때'출간
낙서(樂書)하러 댕기는 녀자…신정균 '약글 어때'출간
  • 정원영 기자
  • 승인 2019.12.1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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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균 작가 "프고 지쳐 생채기 난 우리 마음을 글로 어루만져요"
(사진=신정균 작가)
(사진=신정균 작가)

메일 내용 낙서(樂書)하러 댕기는 녀자, 신정균의 약글 '약글 어때'가 출간 돼 화제가 되고 있다.

소협 신정균 작가는 아프고 지쳐 생채기 난 우리 마음을 글로 어루만지고 마음 마음에 보약이 되는 글씨, 약글 처방전을 세상에 내놓았다.

신 가는 40년 넘는 글씨 인생, 누군가 다치고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 아낌없이 퍼주고, 쓰고 있는 소엽 신정균 선생의 첫 글씨 책이다.

50대 나이 10년 동안 대한민국 곳곳은 물론 전 세계 60여 개 나라를 글씨와 함께 유랑하면서 모은 남다른 생각이다. 이 책을 통해 그가 40년 넘게 수많은 사람과 그 생각 속 처방전을 모아 채워놓은 글씨 곳간을 헐어내 사람들의 마음마음을 밝히고 있다.

“나는 낙서(樂書)하러 댕기는 여자랍니다.” 스스로를 낙서하는 여자라고 소개하는 저자의 글과 글씨는 이제 ‘약글’로 세상과 만나기 시작했다. '약글'은 세상에 약이 되는 글씨라는 뜻이다.

그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동아미전, 경기도전 등을 통해 인정받은 글씨로  소엽체, 약글체라 일컫는 그만의 독특한 서체로 자리매김했다. 정형화된 전시공간에서만이 아니라, 소박한 여염집 문패로부터, 축제장 참가자들의 소원을 풀어내 힘을 주는 글씨 나눔을 통해 그의 소박한 소엽체는, 약글체로 무한증식하고 있다.

미완성 출판, 책표지를 저자의 글씨로 화룡점정 완성한 '약글 어때'기원이다. 출판한 모든 책의 표지는 미완성인 채이다. 저자의 붓끝을 거쳐 '약글 어때'표지가 완성된다. 10,000권의 책(여러분이 채워주실 거죠?)이 저마다 다른 표정을 가지고 독자와 만나고 있다.

(사진=신정균 작가)
(사진=신정균 작가)

화룡점정(畵龍點睛), 300쪽이 넘는 쪽수에 160가지 약글 글씨와 글씨에 얽힌 이야기가 담긴 책은 마지막 저자의 손끝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생생 살아있는 글씨로 독자와 만나겠다는 저자의 의지다. 아주 힘든 길을 한올한올 글씨로 재미나게 담아주었다. 표지 말고도 가끔은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면지에 먹글씨로 풀어내기도 한다.

이 특별한 책은 또 누군가 운 밝은 독자와 만나려니. '약글 어때'인쇄를 거듭하고 판을 거듭하면서는 기네스에 도전할 법도 하다. 이 재미난 글씨 책을 독자들이 얼마나 사랑해주느냐에 달렸다.

좀 잘 못하면, 좀 실패하면 “어때” 하고 가만 위로를 건네보시기를'어때’는 스스로 위안하는 말이기도, 누군가에게 나지막 의견을 묻는 말이기도 ‘그래도 괜찮아, 그러면 어때?’ 하고 누군가 상처를 실패를 아픔을 어루만지는 말이기도 하다. 그냥 나에게, 누군가에게 차분히 말 건네도 좋은 말이다.

(사진=정원영 기자)
(사진=정원영 기자)

'약글 어때'는 그렇게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위로의 글씨다. 주저하는 청춘에게, 다시 일을 찾아가는 주부졸업생들에게, 일을 마치고 삶의 후반을 다시 일으키는 사람들에게 아주 슬몃 등 떠미는 말이다. ‘너무 걱정하지 말로 한번 해 봐, 괜찮아, 잘 안되면 어때, 금세 또 좋아질 거야’ 그렇게 밝은 기운을 부르는 부적 글씨이다. 글씨로 사람을 어루만지는 책이다. 여러분에게 이 책은 어떤 의미인지, 정말 ‘약글 어때?’ 하고 묻는 책이다. 저자 인세수익과 출판사 출판수익을 모아 '책학교해리' 기금으로 쓸 예정이란다.

소협 신정균 작가는 "내가 살아온 글 퍼주는, 낙서하는 삶이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모인다. ‘어때?’ 하고 묻기에는 아직 수줍다"며. ‘그러면 어때’ 하고 말의 끝을 낮추어도 좋다. 어찌 되었던, 이제 그대가 나에게 대답을 들려주시라. “이 책 어때? 나 어때? 약글은 또 어때?” 그 대답으로, 여러분들의 삶이 조금 더 경쾌해졌기를" 바란다고 작가의 소회를 밝혔다.

[신아일보] 정원영 기자

wonyoung5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