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주총서‘거수기' 역할
기관투자자, 주총서‘거수기' 역할
  • 박재연기자
  • 승인 2009.03.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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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 98.45% 찬성…경영진 견제 여전히 ‘부진’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기관투자자(집합투자업자)들이 경영진 견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거래소는 23일 "12월 결산법인의 정기 주주총회 일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집합투자업자들의 의결권 행사 공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관투자가들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해 주주총회 5일 전까지 의결권 행사 내용을 증권시장을 통해 공시해야한다.

공시 내용을 검토한 결과, 기관들은 거래소(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올해 정기 주총을 앞두고 전체 안건 1만1372건 중 98.45%인 1만1196건에 대해 찬성의 뜻을 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해(95.36%)에 비해 3.0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기관들은 지난해 95%대 찬성률을 보인 뒤 주총에서 경영진을 위한 '거수기' 역할에 그쳤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도 기관들의 태도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다.

반대 사례마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기관이 반대표를 던진 안건의 비율은 지난해(0.45%, 1만3366건 중 60건)에 비해 0.02%포인트 감소한 0.43%(1만1372건 중 49건)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기관들은 코스닥 상장사 주주총회에서도 98.53%에 이르는 안건에 대해 찬성했다.

찬성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0.37%포인트 감소했지만 이는 기권비율이 0.30%에서 0.91%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기관이 반대표를 던진 안건의 비율은 0.73%에서 0.49%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은 반대표를 던진 기관투자자의 반대 건수도 단 7건에 불과했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은 거래소시장 상장사 주총에서 7건에 대해 반대했고,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 5건에 대해 반대하는 등 반대의결 건수 면에서 상위에 올랐다.

반대의사 표시 안건은 이사선임(18건), 이사보수(13건), 감사 선임(10건) 건 등에 집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