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3실장과 대화서 "여야 운영·협치 높게 평가"
국정 장악력 판단도… 한국 "삼권분립 파괴" 즉각 반발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에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지명한 가운데, 이번 인사는 '경제'와 '협치'에 초점을 맞춘 인사라는 평이 나온다.
정 후보자는 전북 전주 신흥고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고려대 재학 당시 총학생회장을 맡기도 했다.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지냈으며 참여정부 때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내는 등 부처 통솔 및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이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입지를 다졌으며, 민생 챙기기 및 경제 활성화 등 문재인 정부 집권 중반기 핵심 국정과제를 수행하기에 최적의 인물로 평가받는다.
또한 정 후보자는 국회에서 국회의장, 당 대표, 원내대표를 두루 거친 6선 의원이자 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거치는 등 행정부 경험도 있어 즉각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한 인사로 꼽힌다.
아울러 평소 온화한 인품으로 알려져 행정부와 국회 간 협치, 여권과 야권의 협치를 끌어내는 데도 적임자라는 기대감도 여권 내에서 형성돼 있다.
정 후보자는 인적 교류 폭도 넓어 민주당에 이른바 '정세균계'가 있을 정도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발표 직후 춘추관 대기실에서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정 후보자가 고마운 결단을 했다"며 "국회의장으로서 여야를 운영했던 경험과 협치 능력을 높게 평가했기에 비상한 각오로 모셨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아울러 여권에서는 정 후보자가 중진 정치인으로서 이미 검증된 인사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6선 의원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경험이 있고 산자부 장관으로 발탁됐을 때에도 검증을 한차례 거쳤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가 인사검증 요청에 동의한 지 불과 며칠 되지 않아 인사 발표가 이뤄질 수 있었던 데에는 과거의 이력을 포함, 대미·대중·대러 외교활동 등 국제무대에서 이미 능력이 검증됐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지명한 데 이어 행정부 2인자에 무게감 있는 여당 정치인을 배치하면서 국정 전반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후보자는 이날 문 대통령의 인사 발표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부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작정"이라면서 "경제 살리기와 국민 통합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지명 이유를 말하며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주문했다"며 "이런저런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인 소통 노력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무총리의 경우 국회 표결이 필수라는 점에서 정 후보자가 총리에 임명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입법부 수장 출신이 행정부의 2인자가 된다는 점이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자유한국당은 정 후보자의 지명 발표 후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은 권력의 견제를 위해 삼권분립 원칙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으며, 국회의장은 입법권의 수장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며 "국회의장의 신분과 역할이 이러한데도 지명을 한 대통령이나 이를 받아들인 정 후보자나 두 사람 모두 헌법, 민주에 대한 개념 상실이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처사"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