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엔씨소프트, ‘맏형의 자격’ 갖추려면
[기자수첩] 엔씨소프트, ‘맏형의 자격’ 갖추려면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12.1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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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세대 게임사’, ‘게임업계 맏형’ 등 엔씨소프트(엔씨)의 수식 문구들은 우리나라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엔씨가 1998년 리니지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역사를 만들어간 덕분이다.

2000년 582억원에 불과했던 엔씨의 매출은 작년 기준 1조7151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직원 수도 307명에서 3458명으로 늘었다.

엔씨의 성장에는 리니지의 흥행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차기작 개발과 함께 게임에 대한 까다로운 검증 시스템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엔씨 내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대다수는 내부 허들을 넘지 못하고 폐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니지로 시작된 엔씨소프트의 서비스 타이틀은 현재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2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확장했고, 크던 작던 모두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엔씨는 이 같은 저력을 모바일 게임시장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2017년 6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M은 약 30개월간 앱마켓 매출 1위를 차지했고, 지난달 말 출시된 리니지2M에 왕좌를 넘기며 2위로 내려섰다. 국내 모바일 시장 매출 1~2위를 엔씨의 타이틀이 점령한 셈이다.

다만 국내 모바일 시장을 점령한 엔씨의 활약에 따뜻한 시선만을 보내긴 힘들다. 작년 기준 엔씨의 해외 매출비중은 약 11.6%로, 넥슨, 넷마블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해외 매출비중이 60~70%에 달하는 것과 대비된다.

물론 엔씨도 자신들이 개발한 대부분의 타이틀을 해외 시장에 선보이곤 있다. 그러나 북미·유럽에서 인기를 끄는 길드워2, 또는 대만 등지에서 반응이 좋은 리니지M을 제외하면 해외 흥행작은 없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게임업계 맏형인 엔씨가 국내 시장만 겨냥하지 말고,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해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