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시장 경쟁 심화 전망…韓업체 ‘긴장’
中 배터리 시장 경쟁 심화 전망…韓업체 ‘긴장’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2.1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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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中 보조금 받는 화이트리스트 포함
주요업체 글로벌 시장 장악력 키우려는 분석도
(사진=LG화학)
(사진=LG화학)

중국의 배터리 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정부가 자국 내 경쟁을 심화시켜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을 밀어내고, 경쟁력 높은 업체 위주로 재편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화이트리스트’에 한국 업체들을 포함하고 내년 말 이후 자국 업체에 대한 보조금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자국의 배터리 시장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국 업체들도 중국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기업 2곳의 배터리를 사용한 친환경차가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발표한 ‘신재생에너지차 보급응용추천 목록’에 포함됐다.

이 목록은 화이트리스트로 불리며, 목록에 포함된 업체들은 중국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목록에는 LG화학 등이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인 테슬라 ‘모델3(BEV)’가 포함됐다.

또, SK이노베이션이 서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셀은 베이징벤츠의 ‘E클래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에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정부는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외국 업체에 대한 보조금을 제한해 왔다. 하지만 이번 화이트리스트에 따라 지난 2016년 말 이후 처음으로 한국 업체의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게 됐다.

현지 언론은 “최근 위축된 전기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배터리 공급 부족을 해소하면서 외국 기술의 국산화를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선 긍정적으로만 보고 있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한국 업체가 새로운 보조금 혜택을 받는 것이지만, 그만큼 중국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관련업계는 중국정부가 경쟁력이 약한 자국 업체들을 밀어내고, CATL를 비롯한 선두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더욱 확대하려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CATL, BYD 등 중국의 주요 배터리 업체들은 정부의 보조금 독점 혜택을 업고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보조금 낭비를 줄이기 위해 경쟁력 없는 자국 업체들을 정리하려 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가 외국 업체들에도 보조금을 개방하면 경쟁력이 약한 중국 업체들은 자연스럽게 밀려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정부가 내년 말 이후 보조금을 폐지하면 이러한 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한편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올해 9월 기준 상위 10곳 중 6곳이 중국 업체다. 중국이 점유율 88%를 독식할 정도로 배터리 시장은 중국에 편중돼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