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춘추관서 인사 브리핑… "李총리 떠나는 것 아쉽다"
"입법부 수장 지내셔 주저함 있었다… 경제 잘 아시는 분"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국무총리에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춘추관에서 "문재인정부 제2대 국무총리로 정세균 의원님을 모시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 초대 이낙연 국무총리에 이어 직접 춘추관을 찾아 인사를 발표했다.
전례를 따른 것이나, 국회의장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해 예우한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 전반기인 2016∼2018년 국회의장을 지낸 정 전 의장의 지명은 헌정사상 첫 국회의장 출신 총리 발탁이다.
문 대통령은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갈등과 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고 협치하면서 국민의 통합과 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회의장을 지낸 인사가 행정부 2인자로 가면서 '3권분립'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내외 환경이 여러가지로 어렵지만 새 국무총리 후보자는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며 민생과 경제를 우선하도록 내각을 이끌고 국민께 신뢰와 안정감을 드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정부는 그동안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우리 사회의 낡은 시스템을 개혁하고, 혁신적이고 포용적이며 공정한 경제로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해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가 정 후보자라고 판단했다"면서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정 후보자는 경제를 잘 아는 분"이라며 "성공한 실물 경제인 출신이고 참여정부 산업부장관으로 수출 3000억불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정 후보자는 6선의 국회의원으로 당대표와 국회의장을 역임한 풍부한 경륜과 정치력을 갖춘 분"이라며 "무엇보다 정 후보자는 온화한 인품으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며 항상 경청의 정치를 펼쳐왔다"고 호평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낙연 총리에 대해서는 "정부 출범부터 지금까지 국정개혁의 기반을 마련하고 내각을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책임 총리로서의 역할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셨고, 현장 중심 행정으로 국민과의 소통에도 부족함이 없었다"면서 사의를 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 총리가 내각을 떠나는 것이 매우 아쉽지만 국민으로부터 폭넓은 신망을 받고 있는 만큼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높아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면서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어느 자리에 서든, 계속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새 총리 지명에 따라 물러나게 된 이 총리는 2년 7개월여라는 '최장수 총리'로 기록된다.
한편 정 후보자는 전북 전주 신흥고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고려대 재학 당시 총학생회장을 맡은 바 있다.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지냈으며 참여정부 때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내는 등 부처 통솔 및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이다.
정 전 의장은 15대부터 20대까지 내리 6선 의원을 지냈다.
고향을 지역구로 두다 2012년 19대 국회 때부터 '정치 1번지' 종로에 뿌리를 내렸다.
새정치국민회의에서 김대중 당시 총재 특보를 지냈으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장, 민주당 대표 등 당 최고위직을 잇따라 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