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혜 "영화 '호흡'은 불행 포르노, 극심한 고통" 폭로
윤지혜 "영화 '호흡'은 불행 포르노, 극심한 고통" 폭로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12.1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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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지혜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윤지혜 인스타그램 캡처)

영화배우 윤지혜가 영화 '호흡'의 부조리를 고발한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배우 윤지혜는 지난 14일과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화 '호흡' 촬영 현장이 부조리했고, 상식 밖이었다고 폭로했다.

윤지혜가 영화 '호홉' 촬영 비화를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4일 이다. 윤지혜는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털어놓으려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비정상적인 구조로 진행된 이 작업에 대해 스스로가 왜 이런 바보 같은 선택을 하게 되었는가는 끊임없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며 "내가 선택한 연기 욕심은 경솔했던 후회가 되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윤지혜는 "한 달간 밤낮으로 찍었다. 촬영 3회차쯤 되던 때 진행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상식밖의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했다"면서 "내가 맡은 캐릭터는 끊임없이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을 강요받는 캐릭터였고 짓눌려 있어야 했기에 최대한 감정을 유지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권 감독이) 어수선한 현장에서 레디 액션은 계속 외치더라. 그거 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냐"면서 "액션만 외치면 뿅 하고 배우가 나와 장면이 만들어지는 게 연출이라고 KAFA에서 가르쳤냐"고 지적했다.

이어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 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 있지 않게 됐다"고 질타했다.

또 영화 홍보 마케팅에 사용된 스틸 컷을 언급하며 "대체 누구 눈에 밝은 현장 분위기였는지 되묻고 싶다"며 "어떻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힘드니 실없이 장난치며 웃었던 표정을 포착해 현장이 밝았다니요? 걸작이라는 문구는 대체 누구의 생각인가요?"라고 꼬집었다.

윤지혜는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며 "그런 식으로 진행된 작품이 결과만 좋으면 좋은 영화냐. 영화의 주인 행세를 하는 그들은 명작, 걸작, 수상작, 묵직한, 이런 표현 쓸 자격조차 없다"고 질타했다.

이 같은 발언이 논란이 된 15일에도 윤지혜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지혜는 "많은 의견들로 내가 벌인 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 나는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며 "단편만 보고 이 상황에 대해 판단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노개런티로 해주길 제안받았지만 나는 희생, 열정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노개런티라는 말을 싫어하니 형식적으로라도 받아야겠다고 전했고 백만원으로 책정됐다"며 "노동이라 친다면 최저시급도 안되는 정말 형식적인 금액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소한의 세팅이 이뤄지지 못한 현장에서 모든 결과의 책임은 최전방에 노출된 배우가 다 짊어져야 하게 되는 것이고 과중된 스트레스로 제게는 극심한 고통의 현장이었다"고 다시 한번 현장을 비난했다.

한편, 영화사 측 관계자는 윤지혜의 이같은 폭로에 대해 "글을 쓰신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해 추후 공식입장을 내놓겠다"고 알렸다.

‘호흡’은 아이를 납치한 정주(윤지혜 분)와 납치된 그 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심리 드라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