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KT의 지속성장을 기대하며
[데스크 칼럼] KT의 지속성장을 기대하며
  • 신아일보
  • 승인 2019.12.1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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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재 산업부장
 

KT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 수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이 핵심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대동맥 역할을 할 5세대(G) 통신경쟁이 촉발한 현재, 새로운 수장은 이에 따른 사업 확대와 재편을 결정해야 할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하기 때문이다. 

KT로서는 회사의 미래기술 방향을 제대로 가리키고, 내부 소통을 원만하게 이끌 전문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새로 올 수장은 내·외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일들에 대해 마음을 열고 소통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춰야겠다. 

KT 이사회는 최근 차기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를 공개했다. 이후 주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발품을 팔아보니, 이는 일개 개인의 의견이 아닌, 회사 안팎 대부분 사람들의 공통된 시각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 열린 회장후보 심사대상자 선정은 성공적인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KT 지배구조위원회가 선정한 차기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는 총 9명이다. 이중 비공개를 요청한 1인을 제외하면 구현모, 김태호, 노준형, 박윤영, 이동면, 임헌문, 최두환, 표현명(가나다 순) 등 8인의 후보자들이 차기 회상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제외하면 나머지 후보는 현재 KT에서 임원을 맡거나, 과거 KT에서 주요 자리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KT 안팎의 사정을 알고 있는 인물이 오를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이들에 대한 세부적인 심사는 무조건 공정한 잣대를 통해 진행돼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현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이 수장에 올라야 한다. 현장을 모를 때 벌어지는 일은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참담한 결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기업이 아닌 정부가 현장을 몰랐을 때도 벌어지게 된다. 

이미 오래 전 일이지만, 정부가 비정규직법을 만든 이후가 떠오른다. 당시 정부는 파견근로자, 기간제 근로자, 단시간 근로자 등을 보호하겠다며 이를 총칭하는 비정규직법안을 만들었지만, 이 법은 현장에서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었다.

기업 입장에선 비전문 분야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를 활용하려고 해도 허용 업종이 아니었고, 서비스와 유통, 제조 등 각기 다른 현장에선 파견 근로자와 용역 근로자가 혼재돼 이를 관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또, 캐터링(음식공급) 현장에선 주로 자녀를 둔 어머님들이 방과 후 자녀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단시간 고용형태의 근무를 원했지만, 관련법은 2년 후 무기계약직 전환을 유도해 어쩔 수 없이 현장을 떠나야 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기업과 근로자들 사이에선 사업 형태별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함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새나오기도 했다. 

같은 맥락으로 기업의 온전한 성장은 현장 이해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KT의 경우, 경쟁사가 케이블TV(SO)와의 합병을 가시화했고,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플랫폼 콘텐츠 경쟁이 한창인 현재 당장 전쟁터에 뛰어들어도 무리 없이 현장을 이끌 수장이 필요하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KT의 미래를 이끌어갈 최적의 회장후보를 찾았다. KT 이사회도 정관과 제규정에 의거해 차기 회장 선임 프로세스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차기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들에 대해 자격심사와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회장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이들의 노력이 엉뚱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길 기대해 본다.

/나원재 산업부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