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 ‘공명지조’… 분열된 사회 현실 반영
올해의 사자성어 ‘공명지조’… 분열된 사회 현실 반영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2.1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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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1046명 조사… “한쪽이 없어지면 남은 한쪽도 자멸”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공명지조'. (사진=연합뉴스)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공명지조'. (사진=연합뉴스)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가 선정됐다.

15일 교수신문이 교수 104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올해의 사자성어’를 놓고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중 347명(33%·복수응답 허용)이 공명지조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명조는 ‘아미타경’ 등 불교 경전에 나오는 상상 속의 새로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졌다. 이 새의 한 머리는 낮에, 다른 머리는 밤에 각각 일어난다. 한 머리는 몸을 위해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 먹었는데 다른 머리가 이를 질투해 어느 날 독이든 열매를 몰래 먹어버렸다. 이에 두 머리가 모두 죽게 됐다.

이는 둘 중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나머지 한쪽이 잘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공멸하게 된다는 뜻을 가진다.

서로 상생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이득만 챙기며 상대를 밟으려 한다면 결국에 가서는 모두 자멸한다는 교훈을 지닌 것이다. 교수들은 이 사자성어가 분열된 현 한국 사회 현실을 잘 반영한 것으로 봤다.

공명지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사자성어는 300명(29%)이 응답한 ‘어목혼주’(魚目混珠)였다. 물고기 눈이 진주와 섞였다는 뜻으로 가짜와 진짜가 마구 섞여 있어 분간하기  힘든 상황을 나타냈다.

한편 올해의 사자성어는 2001년부터 매년 교수 설문조사로 선정한다. 사자성어 후보 추천위원단이 낸 35개 가운데 최종 10개를 골라 전국 교수들에게 설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2017년에는 사견(邪見)과 사도(邪道)를 깨고 정법(正法)을 드러낸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파사현정’(破邪顯正)이, 2018년에는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의 ‘임중도원’(任重道遠)이 선정된 바 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