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文대통령 접견… 외교·안보라인과 잇단 만남
판문점서 北과 접촉 가능성도… 경고메시지 나올까
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5일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가운데,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번 방한에는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 앨리슨 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동행했다.
미 국무부는 전일 "비건 대표가 15일~19일 서울과 도쿄를 방문해 한국과 일본 카운터파트너들을 만나 긴밀한 대북공조체제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 비건 대표는 16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
문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단독으로 접견하는 것은 평양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9월11일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그만큼 최근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긴박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비건 대표는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방안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대신해 조세영 제1차관을 예방하고,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후 이 본부장과 약식 회견을 할 예정이다.
비건 대표는 이어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유관기관 등을 방문하는 등 외교안보 라인과 잇따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 판문점 등에서 북측과 접촉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북한의 최근 경직된 태도를 고려했을 때 만남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지난 7일에 이어 엿새 만인 13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또 '중대한 시험'을 단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의 대화에 응하지 않고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북핵협상 수석대표가 방한하는 것이라 그가 내놓을 메시지가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이 본부장과의 회견 등에서 '도발을 자제하고 협상에 복귀하라'는 취지의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
또 '끝내 도발을 하면 대화의 창이 닫히고 추가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함께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새로운 길'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번 비건 대표의 방한은 북한을 협상장으로 복귀하게 하는 마지막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비건 대표는 17일 오후 도쿄로 건너가 다키자키 시게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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