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갈등 불붙인 日정부, 수출 감소 韓보다 두 배
경제갈등 불붙인 日정부, 수출 감소 韓보다 두 배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2.1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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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정부 수출규제 이후 7~10월 對한국 수출 전년比 14%↓
對日 수출 7.0% 줄었지만 국내기업 생산차질 사실상 없어
16일 양국 '수출관리정책대화' 개최…돌파구 마련될지 주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일본 아베정부가 지난 7월 우리나라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강화하면서 한·일 양국 간의 경제갈등이 6개월째 이어진 가운데, 수출 손실은 일본이 우리보다 두 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일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7월부터 10월까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은 1조6433억엔(약 150억1000만달러, 한화 17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대일본 수출은 94억8000만달러(11조1100억원)를 기록해 7.0% 줄었다.

일본 아베정부가 7월4일 고순도 불화수소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의 대한국 수출을 제한하며 양국 간의 경제갈등을 일으켰지만,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2배에 달하는 수출 감소율을 기록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3위 수출국가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3개 품목의 대한국 수출은 간헐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포토레지스트는 8월 초, 고순도 불화수소 중 기체인 에칭가스는 8월 말,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9월 말에 각각 수출허가가 났다. 액체 불화수소인 불산액은 세계무역기구(WTO) 2차 양자협의가 임박했던 지난달 중순에서야 허가가 내려졌다.

이처럼 일본의 수출허가가 지연됐으나, 국내 기업의 생산차질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실제 LG디스플레이의 경우 10월 국내 디스플레이·패널 공장에서 사용하는 불화수소를 100% 국산화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국산 불화수소 테스트를 완료해 재고가 소진되는 동시에 생산라인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일본의 수출규제가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대일 의존도를 극복하고, 한국의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8월에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관련산업에 예산·세제·금융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실제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의 지원 예산은 올해 6699억원에서 내년 1조278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소재·부품 기술개발 사업 예산이 2배 이상 증가했고, 전략소재자립화기술개발 사업 등 신규사업 예산도 확보됐다.

한편 12월16일에 한·일 통상당국 간의 수출통제와 관련한 ‘제7차 수출관리정책대화’가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이번 대화에는 이호현 산업부 무역정책관과 이다 요이치(飯田 陽一)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양국의 수석대표로 참석해 전략물자 수출입 문제를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관련업계는 이번 대화를 통해 수출규제에 따른 한·일 간의 갈등을 풀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