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전자 강국' 기틀 마련한 구자경 LG 명예회장 별세
'화학·전자 강국' 기틀 마련한 구자경 LG 명예회장 별세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12.1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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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명예회장, 화학-전자분야 70여개 연구소 설립
LG그룹 매출 260억원서 30조원대로 1150배 성장
(이미지=LG그룹)
(이미지=LG그룹)

상남(上南) 구자경(具滋暻) LG 명예회장이 14일 오전 10시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LG그룹에 따르면 장례는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최대한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르기로 했다. 또, 별도의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기로 했고,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장례 일정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고(故) 구자경 명예회장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장남으로, 1925년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서 태어났다.

구 명예회장은 LG그룹 창업 초기이던 1950년 스물 다섯의 나이에 모기업인 락희화학공업주식회사에 입사했다. LG 창업주인 연암 구인회 회장이 62세를 일기로 1969년 12월31일 타계함에 따라 구 명예회장은 45세가 되던 1970년 1월9일 LG그룹의 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구 명예회장이 25년 간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LG그룹은 매출 260억원에서 30조원대로 약 1150배 성장했고, 임직원 수도 2만명에서 10만명으로 증가했다. 주력사업인 화학과 전자 부문은 부품소재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해 원천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를 이뤄, 현재 LG그룹의 기틀이 됐다.

특히 구 명예회장은 '기술입국(技術立國)'의 일념으로 화학과 전자 분야의 연구개발에 열정을 쏟아 70여개의 연구소를 설립했고, 수많은 국내 최초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 LG의 도약과 우리나라의 산업 고도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과감하고 파격적인 경영 혁신을 추진해 자율경영체제 확립, 고객가치 경영 도입, 민간기업 최초의 기업공개, 한국기업 최초의 해외 현지공장 설립 등 기업 경영의 선진화를 주도했다.

구 명예회장은 70세이던 1995년 스스로 회장의 자리에서 물러나 임종을 맞을 때까지 인재 양성을 위한 공익활동에 헌신해왔다.

슬하에 장남 고(故)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해 구훤미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 고문, 구미정씨, 구본식 LT그룹 회장 등 4남 2녀를 뒀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