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 전자담배 퇴출 기로…업계는 당혹·울분
액상 전자담배 퇴출 기로…업계는 당혹·울분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9.12.15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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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손상 유발 성분 검출 발표에 편의점서 쥴, 릴 베이퍼 등 카트리지 판매 중단
쥴·KT&G "비타민E 아세테이트, 안 썼다"…소상공인 "시험법 기준부터 만들어야"
보건당국이 일부 액상 전자담배에서 폐손상 유발 성분인 비타민E 아세테이트와 가향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히자, 제조사와 판매자 등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사진=식약처 영상 캡쳐)
보건당국이 일부 액상 전자담배에서 폐손상 유발 성분인 비타민E 아세테이트와 가향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히자, 제조사와 판매자 등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사진=식약처 영상 캡처)

액상 전자담배가 퇴출 기로에 놓였다.

보건당국이 일부 제품에서 폐손상 의심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데 이어, 편의점업체들이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이와 관련해 제조사들은 “문제 성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시장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판매자들은 “유해성분 분석실험법 기준도 없는 졸속행정에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읍소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액상 전자담배를 둘러싼 유해성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업계를 옥죄는 형국이다.

식약처는 지난 12일 시중에 유통되는 액상 전자담배 153개 제품 중 13개 제품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43개 제품에선 1종 이상의 가향물질이, 6개 제품에선 3종의 가향물질이 각각 검출됐다고 부연했다.

이에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 등 국내 5대 편의점업체들은 문제가 된 성분이 검출된 제품에 대한 판매중단을 결정했다.

대상 제품(업체별 상이)은 △팟 트로피칼 △팟 딜라이트 △팟 크리스프(이상 쥴랩스) △시드 툰트라 △시드 토바(이상 KT&G) △블랙캣 토바코 △블랙캣 그린(이상 츄리온더쇼어) 등이다.

액상 전자담배 제조사들은 문제가 된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들 제조사는 시장 진출 약 7개월 만에 궁지에 내몰렸다.

쥴랩스 관계자는 “쥴랩스는 자사의 어떠한 제품에도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12일에 발표된 검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관련 부처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공급 중단 등 아직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3곳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일부 전자담배 전문매장에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KT&G 관계자는 “식약처 발표 내용에 따르면 자사 일부 제품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이 아주 극미량이 검출됐지만, 우리는 이 성분을 원료로 사용한 사실이 없으며 자체 검사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사실 여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성분분석 결과 후 유통업체는 유해 의심 성분이 검출된 제품의 판매와 발주를 중단했다”며 “KT&G는 ‘시드 토바’와 ‘시드 툰트라’ 등 제품 2종의 국내 공급을 중단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판매자들의 사정은 더욱 여의치 않다.

이들은 대부분 소상공인으로 정부의 일방적인 규제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정부가 유해성분에 대한 분석 실험방법 등 명확한 기준부터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병준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대표는 “미국 액상 전자담배 사용 폐질환과 관련해 원인으로 지목된 대마유래성분(THC)는 검출되지 않았다”며 “비타민E 아세테이트와 가향물질도 일부 제품에서 극히 미량만 검출됐지만, 이런 사실만으로 우린 생계에 막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액상 유해성분 분석 실험방법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기준도 없이 규제만 한다면 우리도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