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요기요 M&A…아시아 공략 조인트벤처 설립
배달의민족-요기요 M&A…아시아 공략 조인트벤처 설립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9.12.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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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출 파트너십 계약 체결, 우아한형제들 지분 정리 돌입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손을 잡았다.(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손을 잡았다.(이미지=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 배달서비스 전문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인수·합병(M&A)을 결정했다.

양사는 우선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아시아 시장을 함께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양측은 국내 시장에선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은 독자운영 한다는 방침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사 최고경영진은 이날 서울 강남 모처에서 만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50대50 지분으로 싱가포르에서 조인트벤처인 ‘우아DH아시아’를 설립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신설 법인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배달의민족이 진출한 베트남 사업은 물론 DH가 진출한 아시아 11개국의 사업 전반을 경영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조인트벤처 설립으로 앞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신규로 진출하는 배달앱 서비스에서 ‘배달의민족’ 또는 ‘배민’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협약서에는 DH가 우아한형제들의 전체 기업가치를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로 평가해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봉진 대표를 포함한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13%)은 추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된다. 김 대표는 DH 경영진 가운데 개인 최대 주주가 되며, DH 본사에 구성된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의 멤버가 된다.

우아한형제들에는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양사는 5000만달러(약 600억원)의 혁신 기금을 설립하기로 했다.

기금은 푸드테크 분야에 있는 한국 기술 벤처의 서비스 개발 지원에 쓰인다. 한국에서 성공한 음식점이 해외로 진출할 때 시장 조사나 현지 컨설팅 지원 비용으로도 사용된다. 기금은 라이더들의 복지 향상과 안전 교육 용도로도 쓰일 예정이다.

양사는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시장 성공 노하우와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술력, 글로벌 시장 진출 경험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양사는 효과적인 배차, 주문 정확도를 높이는 시스템 등 전반적인 운영 고도화와 효율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딜리버리히어로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은 배달앱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이라며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 업계 1위라는 성공을 이룬 김봉진 대표가 아시아 전역에서 경영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대형 정보통신기술(IT) 플랫폼들의 도전에 맞서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배민의 경영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배달앱 업계가 서비스 품질 경쟁에 나서면 장기적으로 소비자,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봉진 대표가 아시아 사업에 나서면서 국내 우아한형제들 경영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김범준 부사장이 맡게 됐다.

김 부사장은 주주총회 등을 거쳐 내년 초 최고경영자(CEO)에 오를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카이스트 전산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엔씨소프트, SK플래닛 등을 거쳐 2015년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