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막걸리감귤·황금당도 등장…e커머스와 전면전
대형마트에 막걸리감귤·황금당도 등장…e커머스와 전면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2.1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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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프리미엄 과일 매출 전년比 40%↑
롯데마트 고당도 상품 두 자릿수 매출 신장
홈플러스 엔비사과 인기에 10배 이상 물량확보
어느 소비자가 롯데마트 매장에서 황금당도 과일을 고르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어느 소비자가 롯데마트 매장에서 황금당도 과일을 고르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대형마트가 이색적이거나 고급 품질의 과일을 앞 다퉈 내놓으면서도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을 추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과일은 다른 유통채널보다 품질이 보장되고 비교적 값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았지만, 이(e)커머스를 비롯한 온라인 채널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자 꺼내든 카드로 풀이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은 최근 들어 그간 시중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고당도·프리미엄 과일로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업계 1위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말부터 프리미엄 과일 시리즈 중 하나로 막걸리로 재배한 이색 고당도 감귤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일명 ‘막걸리 감귤’은 감귤나무에 영양공급과 성장 촉진을 위해 일반 약제 대신 막걸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재배되는 막걸리 감귤의 당도는 일반 감귤보다 20~30% 높은 12브릭스(당도) 이상을 유지한다. 독특한 재배 농법 덕분에 이마트가 출시한 막걸리 감귤은 올해 최고의 제주감귤을 선발하는 우수감귤 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이마트는 평균 14브릭스가 넘는 고당도에 280그램(g) 이상의 대과만 선별한 프리미엄 단감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이러한 고당도 단감은 농촌진흥청의 탑프루트 프로젝트를 통해 수상한 농가 10명에게 공급받고 있다.

이 외에도 희귀 품종인 ‘신비복숭아’와 망고포도로 불리는 고당도 ‘샤인머스켓’ 청포도, 스마트팜 농법으로 재배한 ‘장희 딸기’ 등 프리미엄 과일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 1월부터 11월까지 프리미엄 과일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신장했고, 구매 소비자 수 역시 37% 이상 늘어나는 등 프리미엄 과일이 전체 과일 매출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자체 고당도 과일 브랜드 ‘황금당도’를 기획하고, 올 2월부터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황금당도는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일반 과일보다 당도가 최소 20% 이상 높고, 신품종과 차별화한 농법 등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충족하는 상품에만 부여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황금당도 첫 과일로 ‘담양딸기’를 소개한 이후 지난달 출시한 미국 캘리포니아산 포도 등 매월 고당도 과일을 내놓고 있는데, 현재까지 종류만 43종에 이른다.

소비자 반응도 좋다. 담양딸기의 경우 판매량(서울역점 기준)은 일반 딸기보다 23% 늘고, 여름철에 내놓았던 전북 임실산 천봉엑셀라 복숭아는 거의 모든 매장에서 완판을 기록하는 등 다수의 황금당도 과일이 일반 과일과 비교해 매월 두 자릿수의 매출 신장을 보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관습적인 가격싸움이나 단순한 상품 패키지 변경으로는 소비자 눈길을 끌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맛이라는 본연의 가치에 집중한 덕분에 매출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선보인 고당도 엔비사과.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가 선보인 고당도 엔비사과.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도 현재 일반 사과보다 당도가 최대 30% 가까이 높은 뉴질랜드 품종의 ‘엔비(envy) 사과’를 집중 홍보하고 있다. 엔비사과는 전 세계 10개국에서만 재배하고, 35개국에서만 판매하는 프리미엄 품종이다. 종자 지식재산권을 가진 뉴질랜드가 각 대륙별로 재배할 수 있는 할당량을 제한해 품질을 관리하고 있는데,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재배한다.

엔비사과는 일반사과보다 당도는 물론 더욱 치밀한 과육조직 덕분에 갈변현상(과육·잎 등이 산소 침투로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느리고, 단단하면서 아삭한 식감이 장점이다.

홈플러스는 2017년부터 엔비사과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도 선보여 전년 대비 97%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엔비사과 재배지인 충청남도 예산의 사과농가, 협력업체와 계약재배를 통해 740톤(t)의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65t의 10배 이상의 규모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