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도 채 안 남은 IMO 규제…“韓 정유사 준비 가장 잘 해”
한 달도 채 안 남은 IMO 규제…“韓 정유사 준비 가장 잘 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2.1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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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글로벌 플라츠 “韓 업체들 저유황유 생산 극대화 준비 마쳐”
정유업계 ‘새 먹거리’ 선점 경쟁 치열…“中·日 업체들은 뒤처져”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국제해사기구 규제(IMO 2020) 시행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한국 정유업계의 규제 대응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IMO 2020’은 국제해사기구(IMO)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내년 1월1일부터 선박에 들어가는 연료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는 규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플라츠’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에서 한국 정유사들은 내년부터 실시될 저유황유 시장을 가장 잘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업체들은 이미 저유황유 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국내 정유 4사는 최근 앞 다퉈 저유황유 생산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새 먹거리’인 저유황유에 대한 선점 경쟁은 치열하다.

우선 SK에너지는 1조원을 투자해 지난 2017년 11월 건설에 들어간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 완공을 앞두고 있다. 내년 1월 공사를 마치고 3월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VRDS 설비는 기존 벙커C유 등 고유황중질유를 원료로 저유황 중질유, 선박용 경유 등 저유황유를 생산하게 된다. 내년 3월부터 하루 평균 4만배럴의 저유황유가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1월 국내 정유업계 중 처음으로 저유황유 생산설비를 만들었다. 이 시설은 국내 최초로 특허를 출원한 초임계 용매(액체와 기체 설질을 동시에 가진 물질) 기술이 적용된 설비로, 하루 최대 5만배럴의 초저유황유 선박 연료를 만들 수 있다.

또 12월5일에는 세계 처음으로 친환경 선박 연료 브랜드인 ‘현대스타(HYUNDAI STAR, 가칭)’를 출시했다.

에쓰오일은 잔사유에서 황을 제거하는 설비(RHDS)를 증설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기존 공장 연료에 사용하던 저유황유를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하고, 저유황유는 선박유로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S&P 글로벌플라츠는 “중국과 일본의 정유업체들은 저유황유 생산을 위한 기존 시설 개선에서 한국에 비해 뒤처진다”며 “급증할 저유황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한국 정유업계가 내년부터 새로 열리게 될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각사마다 규제 대응과 저유황유 생산 방식 등이 달라 내년 IMO 2020의 본격 시행 이후 경쟁 성적에 따라 시장 순위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관련업계는 저유황유 시장 확대 변수로 스크러버 설치를 꼽는다. 선박들이 자체적으로 스크러버를 설치하면 저유황유 수요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스크러버는 선박 고유황 중질유에서 황을 걸러내는 정화 장치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