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대 시험' 분석 중… "액체연료엔진 시험 가능성"
'北 중대 시험' 분석 중… "액체연료엔진 시험 가능성"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12.1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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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2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북한이 발표한 '중대 시험'의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사용될 액체연료 엔진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8일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북한은 어떤 내용의 시험이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에 북한이 ICBM 발사 시험을 하거나 고출력 신형 엔진시험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0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보당국은 북한의 발표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 분석 중이다.

특히 북한이 액체 연료 엔진을 향상시킬 시험을 진행한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 동창리 발사장이 액체 연료 엔진 시험에 사용됐고, 수직 발사 시험대가 놓여있다는 점 등이 근거다.

시험 대상으로는 과거 발사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과 '화성-14형'에 탑재된 백두산 계열의 엔진이 예상되고 있다.

북한의 화성 14, 15형에는 구소련 엔진을 바탕으로 개발된 엔진이 탑재됐는데, 적은 연료로 더 높게 날 수 있도록 엔진을 업그레이드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북한은 기존 화성-15형 백두산 엔진에 엔진을 더 결합하는 시험을 했을 수 있다. 이때 화성 14, 15 트윈엔진을 묶어서 시험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핵 비확산 전문가도 같은 의견이다.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책임자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9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련 내용을 개제했다.

제프리 소장은 상업용 위성업체 플래닛랩스의 캡처 사진을 첨부하며 "플래닛이 제공한 사진을 보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위성(장거리로켓) 발사장에서 로켓엔진시험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만약 북한의 중대한 시험이 액체연료 엔진 시험이라면 북한이 미국에 주겠다고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인공위성 발사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을 압박하면서도 레드라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ICBM 발사보다는 대미 위협 강도가 낮은 인공위성 발사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위성발사체나 ICBM이 추진로켓과 핵심기술이 동일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고출력 신형 액체형 엔진시험을 했더라도 인공위성 발사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소리다.

한 전문가는 "북한이 말하는 전략적 지위 변화는 위성 발사일 것으로 보인다"며 "ICBM 1단 엔진 기술과 인공위성 발사 기술이 같기 때문에 압박 카드로 내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