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황' 심재철 "황심이란 없다"… 황교안 독주 제동?
'비황' 심재철 "황심이란 없다"… 황교안 독주 제동?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9.12.0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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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심과 가장 거리 멀어… 견제 기대감 작용한 듯
러닝메이트는 황교안 대표 책사… 분위기 달랐나
자유한국당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가 9일 국회의장실 앞에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가 9일 국회의장실 앞에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새 원내사령탑에 당내 비주류이자 비박(비박근혜)계에 비황(비황교안)의 심재철 의원이 선출된 가운데, '비황'의 표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9일 한국당에 따르면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로 구성된 '심재철·김재원' 조는 이날 경선 2차 투표에서 52표를 얻어 각각 27표를 얻은 강석호(3선)·김선동(재선) 후보를 크게 앞서며 당선됐다. 

심 의원은 비박에 비황으로,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5선 의원이다. 

심 의원이 선출된 것을 두고 최근 원내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황교안 대표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원내대표 경선 기간 황 대표의 의중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이른바 '황심(黃心)'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정작 황 대표와 가장 거리가 멀다고 평가받는 심 의원이 선출됐기 때문이다.

심 의원은 이날 선거 직전 정견발표에서도 "이번 경선 과정에서 이른바 황심(黃心)이 언급됐지만, 저는 황심이란 없고, 황심은 '절대 중립'이라고 확신한다"면서 "황심을 거론하며 표를 구하는 것은 당을 망치는 행동"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타 후보들이 그동안 황 대표와의 '협력'을 강조한 것과 다르게 경선 과정에서 주요 변수로 꼽혔던 '황심'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앞서 황 대표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재신임의 건을 최고위원회 의결로 무산시키기도 했다. 

당 내에서는 나 전 원내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떠나 원내 사항에 원외 인사인 황 대표가 간섭한 것을 두고 불만이 터져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재선의 김선동 의원이 지난 6일 뒤늦게 출마를 선언하고, 윤상현 의원이 출마를 접으면서 김 의원이 황 대표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특히 황 대표의 측근이 일부 의원들에게 '대표가 김 의원을 지지한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당내에서 '황심'과는 가장 거리가 멀고, 단호한 성격으로 책임감도 상당하고, 완벽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심 원내대표가 황 대표에 대해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심 의원과 짝을 이뤄 당선된 김재원 정책위의장의 경우, 친박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황 대표의 대표적인 책사로 꼽혀 왔다는 점에서 실제 선거 분위기가 달랐을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