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차별·혐오 표현 금지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합헌”
헌재 “차별·혐오 표현 금지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합헌”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2.0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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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만장일치… 차별·혐오 금지로 달성되는 공익 매우 커
차별, 혐오 표현 금지 학생인권조례는 합헌. (사진=연합뉴스)
차별, 혐오 표현 금지 학생인권조례는 합헌. (사진=연합뉴스)

성별·종교·성적 지향 등에 대한 혐오 표현을 금지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헌법의 취지에 맞다는 결정이 나왔다.

9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일부 교사와 학부모가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을 결정했다.

이들이 표현의 자유를 들며 이의를 제기한 부분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5조 3항이다.

이 조항은 학교의 장과 교직원, 학생들이 성별이나 종교,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적 언사나 혐오적 표현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조항을 규정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차별·혐오 표현은 개인이나 소수자의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침해하고 특정 집단의 가치를 부정하므로 금지되는 것이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특히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장기에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차별·혐오 표현은 학생의 정신적·신체적 능력을 훼손하거나 파괴할 수 있고 판단 능력이 미성숙한 학생들의 인격이나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으로 달성되는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제한되는 표현은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는 표현으로 그 보호 가치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청구인들은 학생인권조례를 상위 법령 없이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한 것은 법률유보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은 국회 의결을 거친 법률로써 규정해야 한다는 원칙은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학생인권조례는 헌법과 법률, 협약 등에서 규정·선언하고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규범화해 마련한 학교 운영 기준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