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축 아파트 매매가, 노후 단지 앞질러
서울 신축 아파트 매매가, 노후 단지 앞질러
  • 이소현 기자
  • 승인 2019.12.0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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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정책 규제 강화·새집 선호도로 가격 역전
서울시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 지역에서 입주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가가 입주 30년을 초과한 노후 아파트 매매가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구축 아파트가 재건축에 대한 기대 등으로 인해 더 비싸게 팔렸지만, 이번 정부 들어 재건축에 대한 정책 규제가 강화되고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면서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이 신축과 노후 아파트 거래가격을 비교한 결과, 올해 전국에서 입주 30년 초과 '노후 아파트'가 입주 5년 이하 '신규 아파트'에 비해 3.3㎡당 1.10배 높은 가격으로 매매됐다고 9일 밝혔다.

이 수치는 지난해 신축 대비 구축 아파트값이 1.06배였던 것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노후 아파트가 신축 아파트보다 비쌌지만, 서울에서는 이와 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서울에서 올해 거래된 입주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3530만원으로, 입주 30년을 초과한 구축 아파트 3263만원보다 267만원(8.2%) 높게 조사됐다. 서울에서 신규 아파트가 노후 아파트에 비해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신규 아파트 대비 노후 아파트 3.3㎡당 매매거래가격 비교(단위:배). (자료=직방)
신규 아파트 대비 노후 아파트 3.3㎡당 매매거래가격 비교(단위:배). (자료=직방)

서울 주요 권역별로 보면, 강남 3구로 불리는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는 지난 2015~2018년 신규 아파트값 대비 노후 아파트값이 1.23~1.26배를 유지하다가 올해 1.01배로 거의 비슷해졌다. 

재건축이 강세인 강남 3구를 제외한 나머지 서울 지역에서는 이미 지난 2017년부터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구와 용산구, 성동구는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2012년부터 신축이 구축보다 비싼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그 외 지역은 지난해부터 신축 아파트값이 노후 아파트값을 넘어섰다.

직방은 서울에서의 신·구축 아파트값 역전 현상은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정책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직방 관계자는 "이번 정부 들어 조합원 지위 이전 금지나 분양가 상한제 도입 등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많아졌다"며 "재건축을 통한 수익성이 그전보다 약해지고 사업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 보니 신규 아파트로 수요가 이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주요 권역별 신규 아파트 대비 노후 아파트 3.3㎡당 매매거래가격 비교(단위:배). (자료=직방)
서울 주요 권역별 신규 아파트 대비 노후 아파트 3.3㎡당 매매거래가격 비교(단위:배). (자료=직방)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