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협상테이블서 내려져"… 대미 압박 높이는 北
"비핵화, 협상테이블서 내려져"… 대미 압박 높이는 北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12.0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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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유엔대사 "美의 대화는 정치용 시간벌기 속임수"
트럼프 "北이 적대적 행동하면 놀랄 것… 지켜보겠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 (사진=유엔웹TV 캡처/연합뉴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 (사진=유엔웹TV 캡처/연합뉴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면서 대미(對美)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선거에 개입하길 원한다고 생각지 않는고 강조했다.

AP·AFP·로이터통신 등은 7일(현지시간) 김 대사가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에서 향후 북미협상과 관련해 이 같은 발언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김 대사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를 "북한을 질식시키려는 시도에서 적대정책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이 추구하는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는 북미대화를 편의주의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시간벌기 속임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미국과 긴 대화를 가질 필요가 없다"면서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의 언급은 비핵화 협상은 대북적대정책 철회라는 선(先) 조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다.

게다가 이는 북한이 제시한 '연말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은 연말까지 미국이 가시적 결과를 주지 않을 경우 일종의 한계선으로 여겨온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나 핵 실험에 나설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3일에도 리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촉구한 바 있다.

북한의 메시지가 나온 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놀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관계는 매우 좋지만 약간의 적대감이 있다. 그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내가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안다"며 "나는 그가 선거에 개입하길 원한다고 생각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표시하며 협상 재개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내년 미국 대선을 언급한 것은 김 위원장이 선거를 통해 자신을 압박하기 위해 한계점을 넘는 도발에 나서선 안 된다는 뜻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