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할인 이벤트 소비자 배려 우선돼야
[기자수첩] 할인 이벤트 소비자 배려 우선돼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2.06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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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유통업계의 마케팅 움직임도 더욱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미용실, 병원, 통신사, 안경집, 제과점, 학원, 마트, 백화점, 영화관 등 많은 업체가 너나 할 거 없이 할인 행사, 쿠폰 행사 등 다양한 소식을 문자로 전하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이런 업체들의 행사 개최는 이윤창출을 위한 당연한 행위다. 하지만 소비자의 눈을 교묘히 속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문제가 제기하기도 한다. 할인 쿠폰을 얻기 위해 또는 사용하기 위해 다른 명목으로 돈을 더 내야 한다든지, 쿠폰을 얻어 타인에게 프리미엄을 얹혀 되판다든지, 최상의 물건을 최저가로 판다고 홍보를 해놓고는 막상 가보면 허접하기 짝이 없는 물건 또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든지 하는 것 등이다.

한두 번 속아본 입장에서는 이런 내용의 행사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겠다.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말이다. 대부분 행사가 할인을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최근에는 선착순 무료 증정 행사도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소 지적해보려 한다.

최근 어느 한 프랜차이즈 화장품가게에서 기존 소비자에 선착순으로 자그마한 상품, 샘플을 증정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왔다. 조건 없이 그냥 가게를 방문하기만 해도 샘플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공짜로 상품을 증정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에 그냥 지나치려 했으나 상품의 질이 좋든 안 좋든 간에 어쨌든 있으면 언젠가 한 번은 요기 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 그곳을 방문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음 날 점심을 먹고 가게를 찾았다. 직원에 방문한 이유를 설명하니 그는 “증정품이 다 나갔다”며 죄송하다는 말을 건넸다. 언제 다 마무리된 거냐고 물으니 “정확히는 모르겠다”며 이런 행사에서는 상품이 금방 떨어지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증정한 상품의 개수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눈치였다. 다른 곳은 어떤지 해서 찾아가 보니 역시 같은 대답을 내놨다.

조금 더 빠르게 행동하지 못했던 자신을 되돌아봐야 했고, 전화해서 미리 현황을 알아내지 못한 점 등 대처에 미흡했던 점도 곱씹어 봐야 했다. 한편으로는 헛걸음을 하게 한 가게에 책임을 묻고 싶기도 했다. TV홈쇼핑에서와 같이 상품이 거의 소진되기 전 한 번 더 문자를 통해 마감임박이라는 공지를 해줬다거나, 증정행사가 끝났으면 종료됐다는 알림 문자를 보내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던 것이다.

그랬으면 조금 더 빨리 집을 나섰거나, 아예 집 나서기를 포기했거나 했을 테니 말이다. 별 건 아니지만 아쉬움이 큰 건 사실이다. 크고 작은 행사가 연일 열리고 있는 현재 소비자를 위한 작은 배려에 업계가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