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기업결합은 필수…中·日 조선사도 견제
현대重-대우조선 기업결합은 필수…中·日 조선사도 견제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2.0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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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경쟁 제한 우려 속 글로벌 조선사 합병 추세
中 세계 2-3위 기업 간 합병 추진, 日 자국 1-2위도 합병
(사진=현대중공업)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을 두고 싱가포르 당국이 최근 시장경쟁 저해가 우려된다고 표명한 가운데, 중국·일본 내 조선사 간 합병 추진을 두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안팎에선 글로벌 경기 불황을 생각하면 조선사 간 합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합병 이슈는 중국·일본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풀이가 나온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이슈는 새 국면을 맞았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한국, 중국, 유럽연합(EU),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일본 등 6개국에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 심사신청을 제출한 이후 지난 10월 카자흐스탄에서 처음으로 심사 승인을 받았다.

기업결합 심사는 국가별로 다르지만, 각국 경쟁당국은 매출액과 자산, 점유율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회사 간 결합에 대해 신고의무를 부여한다.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의 반독점 규제기관인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는 최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예비심사를 마치고, 경쟁이 제한을 우려했다.

당초 관련업계에서는 EU와 일본의 기업결합 심사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EU의 경우 독과점 등을 강력하게 규제해 기업결합 심사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최근 한·일 갈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도 1·2위 조선소간 합병이 이뤄졌거나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기불황에서 기업결합은 시대적 흐름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우선 지난 10월 중국의 국영기업 담당 정부부처인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는 국영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과 중국선박중공그룹(CSIC) 간 합병 구조조정안에 승인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CSSC는 세계 조선 시장 점유율 11.5%를 차지하는 2위며, CSIC는 7.5%로 3위다.

중국 정부가 양대 국영조선사를 합병한 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등 세계 조선업의 대형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일본에서도 조선소 합병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일본 최대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과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는 합작사를 설립하고 합병 수준의 협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일본도 한국과 중국의 조선소 합병에 따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선소 합병 추세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합병 승인이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경우, 자국 기업에 대한 합병을 추진한 만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를 반대할 명분이 약해진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사들이 인수·합병(M&A)를 통한 생존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됐다”며 “싱가포르 당국의 우려 표명은 예비심사 이후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정도로 풀이되는데, 합병이 생존에 필수가 된 상황에서 승인을 받지 못하는 건 생각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