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해상자위대 중동 파병 계획 이란에 전달
日, 해상자위대 중동 파병 계획 이란에 전달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2.0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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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이란 최고지도자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이란 최고지도자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해상자위대를 중동 호르무즈해협 주변에 파병하는 방안을 이란에 전달했다.

4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총리가 전날 이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 차관을 만나 이런 구상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아베 총리는 아락치 외무 차관에 정보 수집 능력을 배가하고 걸프 해역에서 상선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해상자위대를 중동에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한 이란 측의 반응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다.

아락치 차관은 지난 3일 일본 NHK와 인터뷰에서 자위대의 중동 파병을 반대한 바 있다.

그는 “이란 정부는 일본 정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외국 군대가 중동에 주둔하는 것은 안정과 평화,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대 이유를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와 만나 이란의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중동에 해상자위대를 파병하고자 하나 이란은 이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월 아베 총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각료 회의에서 자위대를 중동에 독자 파견하는 것을 사실상 공식화하며 호위함 등 배치를 구체화했고, 이날 교도통신도 스가 관방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하면서 “일본 각의(국무회의)가 올해 말까지 중동 파병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면서 일본의 자위대 중동 파견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본 자위대가 중동에 파견되면 부대는 방위성 설치법의 ‘조사 연구’ 임무에 근거해 호르무즈해협으로 이어지는 오만만, 아라비아해 북부 공해, 예멘 앞바다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동쪽 공해에서 정보수집 활동을 하게 된다.

한편 일본이 자위대를 파병할 예정인 중동 호르무즈해협은 이란과 아리바아반도 사이에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이다. 세계 석유의 약 30% 이상이 이곳을 통과한다.

미국은 지난 5~6월 원유 수송로인 걸프 해역의 입구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에 대한 공격이 일자 동맹국에 호르무즈 호위 연합이라는 군사 동맹체 결성을 추진해 왔다.

이 계획은 중동과 원유, 가스 등을 거래하는 미국의 동맹국이 해군력을 파견해 호르무즈 해협, 홍해 입구 바브 알만데브 해협에서 해상 위협 행위를 감시하고 자국 상선을 호위한다는 게 목적이다. 미국이 지목한 위협 대상은 이란이었다.

이와 관련 일본은 앞서 미국의 호위 연합체 구상 참여에는 법적 장애가 있고 이란과의 관계 악화도 피할 수 없다고 전한 바 있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