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맹국에 “방위비 안내면 무역으로 보복할 수 있어”
트럼프, 동맹국에 “방위비 안내면 무역으로 보복할 수 있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2.0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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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무역 어느 쪽이든 돈 더내야”… 분담금 협상 속 압박
방위비와 관련해 무역 문제를 거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방위비와 관련해 무역 문제를 거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동맹들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거듭 주장하면서 “방위비를 내지 않으면 무역과 관련해 문제를 삼을 수 있다”고 전했다.

동맹국들이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방위비를 내지 않을 시 무역을 문제 삼아 보복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기준에 맞춘 국가들과의 업무 오찬에서 나온 것이다. 백악관은 이 자리의 명칭을 아예 ‘2% 납부국가들(2% ers)과의 업무 오찬’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는 가장 부유한 나라들은 아니지만 나토의 단결을 믿는다. 우리 모두에게 나토는 매우 중요하다”며 “따라서 방위비 분담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우리의 동료 국가들이 우리의 선례를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2%를 채우지 못한 국가들은 그럴 것”이라며 “그들이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역으로 그들을 걸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쪽이든 저쪽이든 어느 쪽이든 그들은 돈을 내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위비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국가들의 경우 관세 등을 통해 그만큼의 액수를 받아낼 수 있다는 취지다. 어떤 경로로든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한 돈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서 발언한 만큼 나토 회원국들을 겨냥한 메시지라고 보이지만, 같은 날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메시지여서 사실상 한국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이 미국이 요구한 방위비 분담금 50억달러(약 5조원)를 내지 않으면 자동차 고율 관세 등 무역과 연계한 카드를 꺼내 그만큼의 돈을 받아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주한미군 카드를 들며 방위비 압박에 나선 바 있다. 이번에는 무역 카드를 집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강도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순항 중이라던 한미 방위비 협상이 연내 타결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