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백마 타고 또 백두산 올라… 軍간부 동행
김정은, 백마 타고 또 백두산 올라… 軍간부 동행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2.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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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모닥불 쬐기도… 대미항전의지 표한듯
4일 백마타고 백두산에 올라 다함께 모닥불을 쬐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4일 백마타고 백두산에 올라 다함께 모닥불을 쬐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또다시 백두산에 올랐다. 이번에는 군 간부들도 동행했다.

4일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동행한 군 지휘성원들과 함께 군마를 타시고 백두대지를 힘차게 달리시었다”며 “백두광야에 뜨거운 선혈을 뿌려 조선혁명사의 첫 페이지를 장엄히 아로새겨온 빨치산의 피어린 역사를 뜨겁게 안아보시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백두산 등정에는 이례적으로 박정천 육군 총참모장과 군종사령관, 군단장 등 군 인사들이 대거 동행한 게 특징이다. 또 백두산에 올라 다함께 모닥불을 쬔 것도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16일 백마를 타고 백두산 정상에 올라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 나가야 한다”고 한 바 있다. 당시 결렬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과 관련해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자력갱생으로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지난 3일에는 백두산 인근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도 참석했다. 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건 지난 10월 이후 49일 만이다.

김 위원장은 정치적, 외교적으로 중대한 결정을 앞뒀을 때마다 백두산을 찾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외교계 일각에서는 이날 백두산 등정이 미국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은 최근 연말 시한을 거론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을 위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연말까지 북한이 그간 주장해온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라는 것이었다. 이 새로운 계산법은 대북제재해제, 북한 체제보장 등 의미가 들어가 있다.

연말 시한에 다다른 상태에서 미국이 신속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 강경 군사 행보를 밟을 것임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게 일각의 의견인 것이다.

아울러 북한이 일본강점기 때 김일성 주석이 부인 김정숙 등 항일빨치산들과 모닥불을 피우면서 조국을 그리워하고 항일의지를 불태웠다고 선전한 만큼 이를 모방하며 대미항전의지를 표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백두산 등정 전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들’인 청봉숙영지, 건창숙영지, 리명수구, 백두산밀영, 무두봉밀영 등을 시찰했으며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 조업식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