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실버 콘텐츠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
[기고 칼럼] 실버 콘텐츠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
  • 신아일보
  • 승인 2019.12.04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호철 실버아이TV PD
 

100세 고령화 시대, 중장년실버층의 증가에 따라 요즘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공적책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다양한 측면에서 복지예산이 편성되고 있지만 실버층이 피부로 체감하는 것은 너무나 큰 괴리감이 있다.

방송시장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들이 젊은층을 대상으로 제작되고 연예계도 아이돌 육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방송 광고 역시 젊은층의 소비를 이끌어 내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정작 많은 시간 TV시청을 하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지상파방송의 경우 K본부에서 방영하는 가요무대와 전국노래자랑 정도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유료방송은 그나마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방송하는 채널은 실버아이TV와 몇몇 채널 정도가 아닐까 한다. 일부 추억의 영화를 방송하는 채널도 있지만 화질이나 오디오 등 방송을 시청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실버아이TV에서 근무하면서 중장년층 이상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입장에서 중장년층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다보면 이젠 사회적으로 여유도 있고 다양한 취미활동도 하고 문화 활동을 하고 싶지만, 정보를 얻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방송프로그램도 없는 것을 많이 아쉬워한다. 최근 트로트 가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그나마 조금 볼만한 프로그램이 생겼다지만, 중장년이상의 프로그램이 많이 제작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내비친다.

정부에 등록돼있는 채널이 350개가 넘는데 중장년층 이상이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것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채널을 돌리다보면 드라마, 오락, 영화를 중심으로 젊은층에 인기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들이 대부분 좋은 번호를 가지고 있다. 

비인기 장르인 노인, 육아, 복지, 종교, 공공정보 채널들은 대부분이 뒷 번호에 있어서 중장년층 이상의 세대들이 해당 채널에 대한 접근도 힘들고 정보를 얻는데 어려움이 많다. 그 많은 방송 채널 중 실버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채널은 10여개 정도인데 리모콘 조작이 익숙치 못한 중장년층에게는 접근하기에 상당히 애로점이 많다. 

또 요즘 실버세대는 방송을 보는 것에서 본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에 대한 욕구가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전국노래자랑’이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매김 할 수 있었던 것은 방송에 누구나 참여 가능하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최근 우리 채널에서 제작해 이슈화된 ‘실버스타코리아’의 경우 끼 있는 중장년층의 놀이에 장을 만들어 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제작을 하면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 연령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가족이 모두 관심을 가지고 같이 참여를 한다는 가족 문화의 장이었다. 아버지, 또는 어머니, 또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참여가 가족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젊은층을 위한 콘텐츠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고령화돼 가는 사회에서 누군가는 그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고 그들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 또한 한 두 곳의 방송사만의 노력으로는 상당히 어려운 길이고 힘든 길이다. 

‘실버스타코리아’ 같은 중장년층 대상으로 하는 방송프로그램에 정부나 기업이 지원을 해 준다면 지금보다 더 재미있고 더 많은 가족의 참여를 통한 놀이의 장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실버층을 대상으로 유익한 콘텐츠를 만드는데 정부와 사회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신호철 실버아이TV PD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