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분위기 쇄신·세대교체 인사 무게
CJ그룹, 분위기 쇄신·세대교체 인사 무게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2.0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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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이주 중 정기 임원인사 발표에 촉각
수익성 악화·투표조작 논란 등 위기극복 '시그널'
핵심 계열사 CEO 교체 가능성도 점쳐져
서울 쌍림동 CJ제일제당 사옥.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쌍림동 CJ제일제당 사옥. (사진=신아일보 DB)

CJ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이르면 이달 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번 인사는 ‘분위기 쇄신’과 ‘세대교체’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단행될 CJ그룹 인사는 사업 외연 확장에 따른 수익성 부진과 CJ ENM 투표조작을 비롯한 잇따른 악재 등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시그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유통업계 전반의 세대교체 흐름에 맞춰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교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의 정기 임원인사 발표는 수익성 개선이라는 경영전략에 맞춰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CJ그룹은 국내외 450여개 계열사를 보유한 재계 14위의 대기업이다. CJ는 이재현 그룹 회장이 선언한 ‘그레이트 CJ’와 ‘월드베스트 CJ’ 비전에 맞춰 최근 2~3년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과 투자를 진행했다. 그레이트 CJ는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달성, 월드베스트 CJ는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을 달성한다는 CJ그룹의 경영목표다.

지난 2월 2조1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의 대형 냉동식품업체 ‘슈완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투자는 CJ의 외연 성장을 가속화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을 비롯한 핵심 계열사의 재무 부담도 그만큼 가중된 게 사실이다. 한국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CJ그룹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3조원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CJ푸드빌은 지난 4월 알짜배기로 꼽혔던 카페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를 사모펀드에 매각했고, CJ제일제당은 1조원 규모의 서울 가양동 부지 매각을 진행 중에 있다. CJ CGV도 지난달 중국과 동남아 자회사 지분의 일부를 매각했다. 성장 중심에서 수익 우선으로 경영전략의 방향키를 돌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둔 지금의 경영전략에 비춰보면, 조만간 단행될 CJ그룹 인사는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승진보다는 분위기 쇄신에 더욱 무게를 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CJ그룹은 400여명 수준의 지주사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줄여 계열사로 배치하고,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과 CJ ENM 등 주요 계열사의 부진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4.3% 줄어든 1810억원(CJ대한통운 실적 제외)으로 집계됐다. 순차입금(올 상반기 연결기준)은 11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7000억원보다 3조 가까이 늘었다. 그룹 매출의 13% 이상을 책임지는 CJ ENM의 3분기 영업이익도 16% 줄어든 641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최근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마약 밀반입 혐의와 CJ ENM이 운영하는 케이블 채널 ‘엠넷(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투표조작 논란 등 악재가 연이어 터져 그룹의 대외적인 이미지도 썩 좋지 않은 상황이다. 프로듀스×101 투표조작 논란의 경우, 담당인 PD와 CP가 구속되면서 CJ ENM은 물론 CJ그룹의 신뢰도에 많은 악영향을 끼쳤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조만간 발표될 CJ그룹 인사에서 CJ제일제당·CJ ENM 등 핵심 계열사의 수장이 교체될 가능성은 크다. 최근 유통업계는 새로운 경영전략에 맞춰 기존의 CEO를 교체하거나, 외부영입 바람이 거센 상황이다.

우선, 신현재 CJ 제일제당 대표와 허민회 CJ ENM 대표 등의 교체 여부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현재 대표는 지난 2017년 11월 CJ제일제당 대표로 취임해 2년 남짓 됐고, 허민회 CJ ENM 대표는 지난해 7월 선임돼 1년 7개월가량 지났다.

신 대표(1961년생)와 허 대표(1962년생) 모두 60세 안팎이다. 두 대표 모두 이재현 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서는 올 들어 실적부진과 대외 이미지 악화 등의 이유로 교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곧 단행될 CJ그룹 인사는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만큼, 승진보다는 보직 이동이 주를 이루는 분위기 쇄신 차원의 인사가 될 것 같다”며 “유통업계 인사 흐름에 맞춰 젊은 임원들이 전면에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