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드사 3분기 실적이 '선방'이 아닌 이유
[기자수첩] 카드사 3분기 실적이 '선방'이 아닌 이유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12.0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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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과 같은 규제가 이어지면서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지만 여전히 업계 전망이 어둡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8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3% 늘었다. 카드업계에 대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원 다각화를 통한 수익창출에 성공한 영향이란 분석이다.

카드사들이 실적 방어에는 성공한 데 반해 가맹점 수수료 수익 선방에는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이 기간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42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데 반해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0.2%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가맹점 수수료를 깎아주는 우대가맹점의 범위를 연 매출 5웍원에서 30억원 이하의 사업자로 늘리는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연 매출액 5~10억원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05%에서 1.4%, 10~30억원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21%에서 1.6%로 인하됐다.

카드 이용액이 증가하면서 가맹점 수수료 수익도 증가해야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 같은 규제로 인해 오히려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것이다.

카드사의 주된 수익원은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수익이 감소하고 있어 카드업계 전망도 어둡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단행한 현대카드의 기업가치는 2억원 안팎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순자산은 3조2549억원이지만, 카드업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낮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7로 낮게 산정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최근 상장한 핀테크 관련 기업 아톤은 지난달 14일 종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31.34배, PBR이 26.8배였다.

카드사들이 실적 방어를 위해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은 좋은 상황이지만, 카드사의 주된 수익원이 가맹점 수수료인 이상 가맹점 수수료 수익의 개선 없이는 제대로 된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