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간호사 인권 위한 혁신대책 발표… 인력증원도 포함
서울의료원, 간호사 인권 위한 혁신대책 발표… 인력증원도 포함
  • 전상현 기자
  • 승인 2019.12.0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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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료원은 故서모씨 사망사건 이후 ‘서울의료원 혁신대책위원회’가 도출한 '서울의료원 혁신방안'을 적극 수용, 구체적인 실행대책에 해당하는 5대 혁신대책을 2일 발표했다.

지난 1월5일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故서모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 후, 이를 진상규명하기 위한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사건 관련 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사망 원인을 조사했고 그 원인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사망'으로 결론 냈었다.

위원회는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8월6일 34개 권고사항 등을 서울의료원 혁신대책위원회에 제시했고, 혁신대책위원회는 권고사항을 토대로 '서울의료원 혁신방안'을 도출했다.

5대 혁신과제는 소통하는 일터를 위한 혁신적 조직‧인사개편, 직원이 행복한 일터 조성, 직원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일터 조성, 고인 예우 추진과 직원 심리치유, 장기적인 공공의료 혁신이다.

먼저 인사팀·노사협력팀 신설 등 조직개편을 실시해 인사‧노무관리를 강화한다. 신설된 부서를 통해 직원후생과 노사협력 그리고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인사고충을 경청할 수 있도록 한다. 전담노무사도 배치된다. 또한 39개의 다양한 직종별 업무특성을 고려해 인사배치가 이뤄진다. 아울러 기존의 감사실의 비상임 감사의 기능을 강화하고, 회계, 감사 등 전문분야에 대해서는 외부 인력을 채용하는 등 감사실의 독립성과 전문성도 강화한다.

다음으로 직원이 행복한 일터를 만든다는 기조아래 기존 인력의 업무가 가중되는 구조를 개선한다. 대표적으로 업무 가중의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위한 간호사 인력증원을 추진하고, 3교대 근무자를 위한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 경력간호사로 구성된 30명 이내의 ‘간호사 지원전담팀’도 신설해 선임간호사의 업무 부담과 병가, 휴가 등의 인력공백을 완화하는 동시에 신규간호사의 업무 적응을 지원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새로 개설되는 근무표 개선위원회는 업무 공간을 재배치하는 등 효율적인 인력활용을 모색한다.

아울러 근로시간과 직종, 직무 등을 고려한 임금체계 개편도 추진한다. 직무분석을 통해 적정한 ‘임금체계 개편’이 이뤄지도록 컨설팅 용역도 시행하고, 노사 협의를 통해 출퇴근 시간 확인 시스템도 도입하여 워라밸을 적극 추진한다.

또한 감정노동, 성희롱, 업무상 재해 등 직원들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고충과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장치를 마련한다. 직장 내 괴롭힘 근절과 예방을 위한 ‘표준매뉴얼’ 개발, 전문 인력이 포진하는 ‘감정노동보호위원회’ 신설을 각각 추진한다. 의료원은 자체적으로 강력 적용하는 것은 물론 전체 시립병원에 전파‧확산할 계획이다.

혁신안에는 故서지윤 간호사에 대해 ‘순직에 준하는 예우’를 추진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유족 의견을 수렴한 ‘추모비 설치’ 권고에 따라 서울의료원장이 이를 검토·추진할 예정이다. 유족이 산재신청을 원할 경우에는 필요한 행정절차 등을 적극적으로 협조·지원한다. 더불어 故서모 간호사와 같은 참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직원들의 심리치유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한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공공의료 혁신’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장기적 방안도 제시했다. 직원들이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경력개발 교육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고 안정적 의료제공을 위한 ‘신규입사자 및 복직자 양성교육’을 강화한다. 또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과 협력해 전 시립병원 의료인력 대상 공통직무교육을 개발·시행한다.

서울의료원은 이번 혁신안 추진 과정에서 보다 세부적인 내용들을 가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양적‧질적으로 성장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미처 돌아보지 못한 조직문화, 인권, 소통과 같은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조직과 구성원의 내적 성장을 기해 나간다는 목표다. 또 서울의료원의 단기 개선뿐 아니라 중장기 발전을 위해 임원, 노조,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비전 협의체’를 새롭게 운영할 계획이다.

장유식 서울의료원 혁신위원장은 “활동기간 동안 서울시가 전국공공의료의 모범이 될 수 있는 문제 해결의지와 적극적 협조를 볼 수 있었다”며 “이번 서울의료원 혁신안이 제대로 실행돼서, ‘공공병원 혁신’ 사례가 앞으로 다른 시립병원에도 잘 확대되고 전국에 전파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jsh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