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LH현상설계] 에스아이건축 "지역을 알아야 설계가 보인다"
[2019 LH현상설계] 에스아이건축 "지역을 알아야 설계가 보인다"
  • 이소현 기자
  • 승인 2019.12.02 0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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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특성 맞춤 계획으로 조화로운 단지 추구
연령대별 생활양식 고려한 특화 방안도 '눈길'
울산다운A-10블록 투시도. (자료=에스아이건축)
울산다운A-10블록 투시도. (자료=에스아이건축)

단순히 '살 곳'을 제공하던 공공주택이 '살고 싶은 집'으로 진화하고 있다. 청년에는 꿈을 키우는 공간, 신혼부부에는 가족의 미래를 가꾸는 공간, 그리고 노년층에는 편안한 노후를 즐기는 공간이 되는 것. 이것이 공공주택이 추구하는 역할이자 미래다. 이런 미래상을 현실로 그려내는 이들이 있다. 바로 공공주택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건축사들이다. 올해 LH 설계공모 당선작을 배출한 건축사들의 손끝에서 우리 삶을 변화시킬 공공주택을 만나봤다.<편집자주>

맨땅에 하나의 주택이 지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설계가 있다. 에스아이건축은 공공주택 설계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지역이 가진 특성을 살핀다. 지역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설계로 공공주택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아부터 노년까지 연령대별 생활양식을 고려한 특화 방안으로 모든 입주자가 개인의 삶을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설계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학교·자연 특화설계 '초점’

2일 에스아이그룹건축사사무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주택 설계공모에서 '울산다운A-10블록'을 비롯해 △파주운정3 A34블록 △양주회천 A-18블록 △인천검단 AA19블록 △부산기장 A2블록 총 5개 당선작을 배출했다.

특히 신혼희망타운으로 조성되는 울산다운2 A-10블록은 신혼부부에 특화된 창의적인 디자인과 수요자 맞춤 설계가 강점으로 꼽힌다.

에스아이건축은 이 단지를 0세부터 19세까지 성인 전 모든 연령대 자녀들에게 적절한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특화단지'로 계획했다.

우선, 단지 내 통합보육센터와 방과 후 교실, 커뮤니티 시설을 연계해 어린이집 유아부터 유치원생, 초·중·고교생 자녀까지 이용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제안했다.

단지로 인해 주변 학교들에 그늘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한 설계도 눈길을 끈다. 4시간 이상인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법정 일조 시간을 6시간 이상 확보하고, 2시간 이상인 중·고등학교 법정 일조 시간을 4시간 이상 확보할 수 있도록 단지를 배치했다.

여기에 단지 내부에 생태 학습장과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연계해 다양한 자연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공간도 계획했다. 또, 자녀들의 등하굣길이 위험하지 않도록 안전한 보행로를 조성하고, 테마가든과 포켓가든 등을 마련해 공간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도록 설계했다.

에스아이건축은 양주회천 A-18블록에도 지역적 특성을 살린 특화설계를 적용했다. 이 단지에는 도시를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 수 있는 설계 방안을 담았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맞닿은 사업지에 단지를 'ㄱ'자 형으로 배치하고 4개 마을을 마당과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연계했다. 또, 이들 사이로 다양한 골목길을 조성해 한 곳으로 이어지는 단지를 계획했다.

사업지 맞은 편에 거대 농경지가 조성돼 있고, 주변에 삼학산이 있는 파주운정3 A34블록은 도시에서 만나기 어려운 전원주택 같은 마을로 구상했다. 도시가로형 주거동과 랜드마크형 주거동, 전원주택형 주거동을 복합적으로 설계해 다양한 주거 공간이 한데 어우러지도록 했다.

또, 삼학산과 단지 인근 꽃내음공원을 고려해 스카이라인을 조성하고, 열린 조망으로 설계했다. 조경을 극대화해 입주민에게 꽃길과 문화공원길, 단지 내부 마을길이라는 세 종류 보행 동선을 제공했다. 단지 중심에는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광장을 계획하고, 창업지원센터와 근생·부대시설, 어린이도서관이 연계될 수 있도록 했다.

육아와 신혼 생활을 함께 고려한 부산기장 A2블록 가변형 특화설계 제안. (자료=에스아이건축)
육아와 신혼 생활을 함께 고려한 부산기장 A2블록 가변형 특화설계 제안. (자료=에스아이건축)

◇ 구성원 모두 행복한 단지

에스아이건축은 여러 세대가 모여 사는 공공주택이지만, 그 안에서 개개인의 생활 양식을 존중할 수 있는 단지를 만드는 데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다운지구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전용면적 55·59㎡ 두 가지 평면으로 설계했다. 그러나 수요자 선호도와 생활 형태에 맞춰 다양한 공간 배치가 가능하도록 선택형 실별 계획을 제안했다. 재택근무에 최적화된 홈 오피스 공간을 비롯해 △서로의 취미를 존중할 수 있는 취미 공간 △수납을 강화한 대형 팬트리 △자녀들의 독립된 공간 등을 보장하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59㎡ 일부 타입은 복층으로 설계해 부부와 자녀가 각자의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다. 2층에 가족 욕실과 부부 침실을 특화 설계하고, 1층은 다이닝룸으로 꾸밀 수 있는 설계 방안을 제안했다. 또, 패밀리룸을 아이 놀이방 또는 자녀 학습 공간으로 특화한 설계 등을 제시했다.

부산기장지구는 신혼부부에 특화한 신혼희망타운으로 조성되는 만큼 아이 돌봄과 유아 교육, 신혼 생활을 고려한 다양한 지원 시설을 계획했다. 단지를 둘러싼 근린공원과 봉대산 등 풍부한 자연환경과 기성 시가지를 연계한 보육 특화 공간을 제안했으며, 다양한 연령대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가변형 보육 공간도 구상했다.

인천검단지구에도 다양한 특화 시설이 조성된다. 먼저, 축구장 1개 면적인 6348㎡ 부지에 대규모 광장과 사회복지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고, 이곳에서 나눔 장터와 지역축제 등을 열 수 있도록 공유 공간을 구성했다. 공유 공간에는 자전거 보관소와 전동차 보관·충전소, 먼지 저감 정원 등이 배치된다. 또, 사회복지관을 비롯해 △실내놀이터 △청정운동시설 △육아문화센터 △공부방 △경로당 등을 연계한 커뮤니티 시설도 계획했다.

에스아이건축 관계자는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천, 수만 명의 건강한 사회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해줄 수 있는 건축을 실현하고자 한다"며 "설계마다 끊임없이 발전한 모습의 건축물을 선보이며, 더 나은 건축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