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당의원 "'문희상안' 성립되길… 문제 해결할 수 있는 안"
日여당의원 "'문희상안' 성립되길… 문제 해결할 수 있는 안"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2.0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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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기부 협력에 인색하지 않을 것… 긍정 기류
'문희상안'에 긍정 메시지를 건넨 가와무라 다케오 일본 여당의원. (사진=연합뉴스)
'문희상안'에 긍정 메시지를 건넨 가와무라 다케오 일본 여당의원. (사진=연합뉴스)

재단을 설립해 모금된 기부금으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자는 이른바 ‘문희상안’에 대해 일본 여당의원이 “성립되길 바란다”며 긍정적 메시지를 건넸다.

1일 도쿄신문은 가와무라 다케오 일본 자민당 중의원 의원과 인터뷰에서 그가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가와무라 의원은 일본 단체인 일한의원연먕의 간사장이며 한일 간 현안에 대해 비공식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가라무라 의원은 한일 양국 기업과 정부, 국민이 마련한 재원으로 징용 문제를 해결하자는 문희장 한국 국회의장의 제안에 대해 “일한 관계를 중시하는 기업 등은 기부에 협력하는 것에도 인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안”이라고 봤다.

문 의장의 제안이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해결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달 개최가 예상되는 한일 정상회담 전에 문 의장의 제안을 반영한 법안이 한국에서 성립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문 의장의 제안대로 재단이 설립되면 뜻 있는 일본 기업들이 징용 피해자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낼 것으로 관측했다.

가라무라 의원은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문 의장의 제안에 대해 “아베 총리가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다”며 거절의 뜻은 아닌 것으로 풀이한 바 있다.

아베 총리가 문 의장의 제안을 좋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명확하게 거절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도 재단 기부금 출연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고, 아베 총리도 재단 설립을 명확히 부정하지 않은 만큼 문 의장이 제안한 안이 실질적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는 데 가라무라 의원은 무게를 뒀다.

일본 정부는 지난 6일 관방장관 기자회견 등에서 “타국 국회의 논의”라며 “문 의장의 제안에 대한 논평을 삼가겠다”고 했다. 문 의장의 제안이 자국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고 보고는 있으나 더 구체적인 제안이 나온 후 득실을 따져 입장을 밝히겠다는 셈이다.

일본 측이 문 의장의 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가운데 정작 징용 피해자들은 기부금보다 “일본이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가 더 중요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징용 소송에서 피해자를 대리한 임재성 변호사는 “문 의장이 추진 중인 법안이 ‘자발적 기부’라는 형식을 제안하면서 일본 정부와 기업에 법적, 역사적 책임을 면해 주는 것은 물론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정도 전제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강제징용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사죄도 없는 상황에서 기부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받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한편 ‘문희상안’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징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방안이다. 한일 양국기업과 국민이 자발적으로 낸 기부금으로 ‘기억문화재단’을 설립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안이다. 이 재단을 통해 위자료가 지급되면 화해가 성립돼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이 대리 변제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게 된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