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증가율 5.95%… 목표치 ‘훌쩍’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증가율 5.95%… 목표치 ‘훌쩍’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12.0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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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 총량을 거의 다 소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604조2991억원이다.

지난해 말 대출 잔액인 570조3635억원과 비교하면 5.95% 증가한 수치다. 이는 금융당국이 설정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인 '5%대'를 거의 꽉 채운 수준이다.

5대 은행만 놓고 보면 11월과 12월에 쓸 수 있는 대출 증가율이 0.05%밖에 안 된다.

한국은행의 통계를 봐도 10월 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874조1373억원으로 지난해 말 잔액인 827조5978억원 대비 5.62%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목표인 '5%대'는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평균 증가율을 의미한다.

개별 금융사가 당초 설정한 증가율 목표치의 총합이 6%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취지이므로 금융사별로 따지면 6%대 증가율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은 10월 기준으로 이미 6%를 훌쩍 넘긴 곳이 상당하다.

농협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이 9.46%로 가장 높다. 신한은행이 6.88%, 우리은행이 6.53%, 하나은행이 6.12%로 뒤를 따르고 있다. 국민은행만 2.09%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이는 10월 말까지 수치이므로 대다수 은행은 남은 한달간 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에 앞서 예금·대출 장부를 맞춰야 하는 문제도 있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예대율(대출/예금 비율) 규제는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은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 대출은 15% 하향 조정하는 방식이다.

은행 입장에선 가계대출은 줄이고 기업 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예금을 늘리면 모수가 늘어나 예대율 측면에서 유리하다. 은행들은 가산·우대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출 증가세를 조정하고 있다.

은행권의 이런 형편과 반대로 주택대출 수요는 최근 들어 늘어나는 모습이다.

10월 중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7조200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8월 7조4000억원) 수준에 근접했다.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수요 자체는 쉽사리 줄어들기 어렵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