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50대기업해부37] 60년 외길 삼천리…미래성장 갈림길서 활로 모색
[신아-50대기업해부37] 60년 외길 삼천리…미래성장 갈림길서 활로 모색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2.0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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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사업서 국내 도시가스시장 1위 기업 성장
생활문화 기업 이미지 강화…사업 다각화 집중
삼천리 본사. (사진=삼천리)
삼천리 본사. (사진=삼천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또 한 번 도약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각 기업은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사업의 역량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본지는 국내 50대 기업의 근황을 차례로 살펴보고 각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짚어본다.

올 상반기 기준 총자산 6조7850억원인 재계 51위 삼천리그룹은 국내 도시가스 공급 점유율 1위를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생활문화 사업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천리그룹은 기존 주력 사업에만 치중하지 않고 에너지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신성장동력을 꾸준히 발굴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한 지붕 두 가족 동업…3세 이후 변화 주목

삼천리그룹은 두 가문이 공동창업한 국내 대표 동업 경영 기업으로 꼽힌다. 그룹의 모태는 지난 1955년 10월 고(故) 유성연 회장과 고 이장균 회장이 공동으로 세운 ‘삼천리연탄기업사’다.

두 창업주는 1964년 고품질 연탄으로 알려진 ‘22공탄’을 개발하는 등 연탄 사업을 이어오다 1970년 삼척탄좌(이하 삼탄)를 인수해 석탄채굴에서 연탄생산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그룹의 동업 경영 체제는 2세인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과 유상덕 삼탄 회장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천리와 삼탄의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가졌다. 다만 독자 경영으로 동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만득 명예회장의 삼천리는 도시가스, 집단에너지, 플랜트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유상덕 회장의 삼탄은 유연탄 자원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만득 명예회장은 지난 2016년 3월 등기임원에서 물러나 공식적으로 이사진에서 제외되고, 같은 해 9월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며, 1993년부터 23년간의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만 이 명예회장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천리그룹 경영은 한준호 회장이 총괄하고 있다. 한 회장은 한국전력공사 사장 출신이며, 지난 2007년 9월 삼천리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그는 이만득 명예회장의 최측근 인사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선대 회장들의 동업 경영 체제 이어가는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과 유상덕 삼탄 회장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천리와 삼탄의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가졌다. 삼천리 경영을 맡은 이 명예회장은 그룹의 총수지만 유 회장(12.3%)이 이 명예회장(8.34%)보다 더 많은 삼천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선대 회장의 뜻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지=공정거래위원회 재구성)
선대 회장들의 동업 경영 체제 이어가는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과 유상덕 삼탄 회장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천리와 삼탄의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가졌다. 삼천리 경영을 맡은 이 명예회장은 그룹의 총수지만 유 회장(12.3%)이 이 명예회장(8.34%)보다 더 많은 삼천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선대 회장의 뜻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지=공정거래위원회 재구성)

그룹은 올해 상반기 기준 주요 계열사인 삼천리, 삼탄을 중심으로 국내 자회사로 삼천리는 △삼천리ENG △삼천리ES △청주그린에너지 △신승에너지 △휴세스 △삼천리자산운용 △에스파워 등을 보유하고 있다. 삼탄의 경우 △동해임산 △찌레본파워홀딩스 △에너마인글로벌 △찌레본에너지홀딩스 등을 갖고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그룹의 총수(동일인)는 이만득 명예회장이다. 이 명예회장은 삼천리의 지분 8.34%를 갖고 있으며, 상반기 기준 삼탄 지분 23.4%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삼천리의 지분상 최대주주는 12.3%를 보유한 유상덕 회장이다. 이는 삼천리 경영은 이 씨 가문이 맡는다는 선대 회장들의 약속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창업주 이장균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이만득 현 명예회장의 장조카인 이은백 삼천리 부사장은 삼천리 지분 7.84%를 보유하고 있다. 유상덕 회장의 누나인 유혜숙 씨는 3.88%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룹의 3세 경영은 지난 2004년 삼천리 기획본부로 입사했던 이은백 부사장이 2006년 당시 부장에서 이사대우로 승진 발령받으며, 초석을 다지기 시작했다. 이 부사장은 이사대우로 승진하면서 그룹의 미래를 주도할 해외 신규사업 개발 부서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부사장은 미주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만득 명예회장의 셋째 딸 이은선 삼천리 상무에 대한 경영 승계도 거론된다. 2010년부터 삼천리그룹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진 이 상무는 이 명예회장의 직계 자녀이자 세 딸들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삼탄의 경우 아직 유 회장의 자녀들에 대한 경영 승계가 거론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천리그룹이 3세 경영에 접어들면 더이상 동업 경영 체제를 이어가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유대력이 약해지고 있어 계열 분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이만득 명예회장 도시가스 투자 확대 선견지명

삼천리그룹의 주력 사업은 도시가스다. 그룹은 지난 1982년 경인도시가스를 인수하며 도시가스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천리는 지난 1983년부터 경기 안양시를 시작으로 경기 서부권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며 성장했다. 현재 경기도 13개 시와 인천광역시 5개 구의 316만여세대에 연간 약 40억세제곱미터(㎥)의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국내 도시가스 시장에 진출한 총 34개 사업자 가운데 도시가스 공급량 기준 15.6%를 점유하며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천리의 사업 가운데 도시가스는 지난 9월 말 매출액 기준 70.52%의 비중을 차지해 가장 크다. 뒤이어 발전(15%), 기타(4.49%), 플랜트(3.68%), 집단에너지(1.44%)가 각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삼천리가 도시가스 사업을 하면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데에는 이만득 명예회장의 선견지명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 1990년대 초 선행적인 도시가스 배관 투자를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점차 도시화가 이뤄지면서 인구가 늘어나 가스 판매가 늘어나고, 재료비 등의 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조기 투자가 유리할 것으로 본 것이다.

이에 삼천리는 지난 1992년부터 1996년까지 매년 300억원의 배관 투자를 실시했다. 외환위기 시절에도 약 600억원 수준으로 투자비를 늘리며 배관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삼천리 종합상황실. (사진=삼천리)
삼천리 종합상황실. (사진=삼천리)

또 삼천리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도시가스 사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선택과 집중에 힘써 왔다.

과거 그룹의 모태가 된 사업인 연탄사업도 지난 1992년 수색 공장부터 1997년 시흥 공장, 2002년 이문 공장 등을 정리하며 완전히 접었다. 이외에도 1993년 무역사업본부 폐지, 1994년 건축자재회사 삼천리에버우드, 1998년 활성탄사업 등을 정리하기도 했다.

현재도 삼천리는 연구·개발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삼천리는 지난 2017년 통신사 LG유플러스와 함께 사물인터넷 전용통신 NB-IoT(Narrow Band IoT, 협대역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 배관망관리시스템 개발·적용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2018년 1월부터 전국 도시가스사업자 중 처음으로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배관 상태를 원격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도시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또 삼천리는 내년 7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경기 용인 에버랜드 주차장에 수소융복합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충전소는 4000제곱미터(㎡) 규모 부지에 390㎡ 규모 수소충전소, 180㎡ 규모의 천연가스(CNG)충전소, 전기차 충전 시설 등을 갖출 계획이다.

석탄 채굴회사 삼탄은 인도네시아 파시르 광산에서 채굴한 석탄을 일본, 대만 등지에 팔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친환경 에너지 등 새로운 자원이 각광을 받으면서 신규 사업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탄은 지난 1982년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 키데코를 설립한 후 파시르 광산 채굴권을 확보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성장세는 전적으로 키데코 법인이 맡으면서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부담이 가중돼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이 커졌다.

결국 지난 2017년 삼탄은 보유하고 있던 키데코 법인 지분 49% 가운데 40%를 매각하며 일부 정리에 나섰다. 이후 인도네시아 민자화력발전소 투자하고, 베트남 열병합발전소 탄콩의 지분 35%를 사들이는 등 신규 에너지 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시가스 성장 한계…미래 먹거리 발굴 박차

이만득 삼천리그룹 명예회장. (사진=삼천리)
이만득 삼천리그룹 명예회장. (사진=삼천리)

삼천리는 도시가스 사업을 기반으로 하면서 동시에 사업 다각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신성장동력으로 생활문화와 수입차 공식 딜러사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긴 상황에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천리의 자회사이자 가스 공급망 설비사인 삼천리ENG의 외식사업부문을 담당하는 SL&C는 외식사업으로 모던 중식당 ‘CHAI797’, ‘CHAI797 PLUS’, ‘CHAI797 JUMBO’ 등 중식 브랜드와 함께 한우 등심 전문점 ‘바른고기 정육점’, ‘정육점 불고기’ 등 한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삼천리그룹은 지난 2008년 외식업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삼천리ENG를 통해 30억원을 출자해 계열사 SL&C를 설립했다. 하지만 삼천리ENG는 외식업 진출 4년 만인 2012년 SL&C를 합병하면서 외식사업부로 재탄생시켰다.

SL&C는 외식업 진출 후 해마다 10억원 내외의 영업손실을 이어가다가 2017년 4억40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달성을 이뤘다. 현재 CHAI797은 전국 22개 매장을 열어 점차 매장 수를 늘려가며 공격적인 사업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수입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어 삼천리모터스를 출범하고, BMW 공식딜러사가 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삼천리는 CNG 사업 부문과 시너지를 이룬다는 복안이었다. 지난 1998년 CNG 충전사업을 시작한 삼천리ENG는 수원·군포·부천·인천·광명·안산 등 전국 10여개 지역에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삼천리그룹 관계자는 “지속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생활문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삼천리모터스는) 삼천리의 주요 사업 기반인 에너지 사업과 연계를 모색하며 융·복합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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