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공공주택 설계공모] "입주민·지역민 모두 행복한 삶…공공주택에서 시작"
[2019 공공주택 설계공모] "입주민·지역민 모두 행복한 삶…공공주택에서 시작"
  • 이소현 기자
  • 승인 2019.11.29 0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 인터뷰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 (사진=이소현 기자)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 (사진=이소현 기자)

단순히 '살 곳'을 제공하던 공공주택이 '살고 싶은 집'으로 진화하고 있다. 청년에는 꿈을 키우는 공간, 신혼부부에는 가족의 미래를 가꾸는 공간, 그리고 노년층에는 편안한 노후를 즐기는 공간이 되는 것. 이것이 공공주택이 추구하는 역할이자 미래다. 이런 미래상을 현실로 그려내는 이들이 있다. 바로 공공주택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건축사들이다. 올해 LH 설계공모 당선작을 배출한 건축사들의 손끝에서 우리 삶을 변화시킬 공공주택을 만나봤다.<편집자주>

국토교통부는 공공주택의 질적 향상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설계·디자인 개선을 통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드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주택의 역할 범위를 확장해 입주자는 물론 지역 주민의 삶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단지를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 공공주택 정책의 일선에서 활약 중인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을 만나봤다.

Q 공공주택 설계 및 디자인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

A 효율성과 사업성 등을 중시하는 공급자 위주 대량 공급에서 생애 단계와 소득수준에 따른 입주계층별 주거 수요를 반영하는 수요자 중심의 공공주택 공급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신혼희망타운이나 대학생 전용주택, 고령자복지주택 등 주거와 입주계층별 맞춤 서비스를 결합한 다양한 공공주택을 공급해 설계 및 디자인뿐만 아니라 주거 질적 수준 향상도 도모하고자 한다.

외적으로는 판상형이나 편복도 아파트로 고착화된 공공주택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독특한 주동 형태나 테라스하우스, 중정형 외부공간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한 창의적 디자인이 제시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생애주기를 고려한 가변형 구조와 복층형 등 다양한 평면을 시도하고, 인근 주민까지도 이용 가능한 공동공간을 계획해 지역사회 거점이 되는 공공주택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려 한다.

Q 올해 두 번째로 정례화된 공공주택 디자인 공모를 했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A 그간 디자인 공모는 비정기적이면서 이벤트성으로 추진돼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공공주택 품질 제고와 이미지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
디자인 공모 정례화는 일정 물량의 공공주택을 공모를 통해 공급하고, 매년 대상 물량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으로 공공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하는 정부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지난해 공모는 '공유와 소통'이라는 주제로 진행돼 지역사회와 단지 내 공동체 간 단절 및 고립 문제에 대한 건축적 해법과 공공주택 설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다양한 작품이 출품됐다.

올해는 창의성을 유도하기 위해 설계지침을 간소화하고, 디자인 위주로 평가해 좋은 점은 유지하고 대상지 부족 등 미비점은 개선했다. 우선, 국민 체감도를 높일 수 있도록 작년 7곳, 3만5000호였던 대상지를 11곳, 7000호로 2배가량 늘렸다. 참여 기관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국토부에서 SH(서울주택도시공사)까지 3개로 확대했고, 앞으로 지방공사까지 참여토록 해 국가행사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두 번째로는 권위 있는 국내 5개 학회 및 협회 추천 심사위원을 선정해 공모 대전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했다. 마지막으로 대국민투표를 해 국민들이 살고 싶은 집을 직접 선정토록 하고 공공주택 정책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한다.

다음 달 중 서울을 비롯해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KTX 주요 역사에 지구별 1등 당선작을 전시해 투표로 선정된 최우수작품 1점을 선정할 계획이다. 공모 대전은 이제 2회차를 맞이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내년 실시할 제3회 공모 대전부터는 정부가 직접 운영해 우리나라 대표 주거문화인 공공주택의 변화를 견인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김규철 단장. (사진=이소현 기자)
김규철 단장. (사진=이소현 기자)

Q 공공주택이 앞으로 국민 삶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는가?

A 정부는 공공주택이 단순한 주거의 의미를 넘어 지역사회 거점으로 입주민과 지역민 모두의 행복한 삶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잘 만들어진 공공주택에서 입주자들은 물리·정서적으로 안정과 행복을 느낄 것이며, 단지 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도 소통하는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될 것이다. 그런 공공주택 변화를 통해 국민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국민 누구나 살고 싶은 집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Q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있는가?

A 편복도나 판상형 등 획일적인 외관, 일률적인 단지설계, 내부 시설 부족 등이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입주민의 만족도도 저하하는 요인이었다. 정부는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혁파하기 위해 단지 내외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외부에서 보기에도 아름답고 분양주택과 다름없는 디자인을 임대주택에도 적용하고, 가로경관에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특화 지역편의시설을 갖춘다면 지역사회에 환영받고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도 줄어들 것으로 본다. 또, 일자리와 주거가 함께하는 복합 주거, 단지 내 다양한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임대·분양 유형 통합 등을 통해 젊은 계층을 유입하고, 활력있는 임대주택을 만들어 인식을 개선하고자 한다.

정부는 주택을 더 이상 사는 것(buying)이 아니고 사는 곳(living)이 될 수 있도록 주거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Q 공공주택 디자인 개선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설계업체에 대한 지원과 소통 노력도 필요할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한 계획은?

A 능력 있는 소형 아틀리에나 신진 건축사까지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500세대 이상 대규모 단지부터 100세대 미만까지 공모 대전 대상지 규모를 다양화하고, 중·소 설계사무소 성장을 위해 약 10%가량 물량에 신진과 신규, 여성 등으로 대상을 한정하는 제한 공모를 시행하고 있다.

또, 창의적 디자인을 갖춘 신진 건축사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13년도부터 신진건축사 공모를 해 건축 인재를 발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신진건축사 쿼터제는 젊은 건축사가 공공주택 설계 경험을 쌓아 중견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발주물량 일정량을 할당하는 제도다. 지난해에는 12개 블록 8204호에 실시했으며, 올해는 11개 블록 6685호를 대상으로 한다. 대표가 만 45세 이하인 건축사 또는 여성인 건축사 등이 대상이다.

아직 내년도 시행 물량이나 대상지구는 미정이지만, 더 많은 신진건축사에게 폭넓은 참여 기회를 주기 위해 올해보다 대상 물량과 지구를 더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