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허 카젬 ‘흑자 전환’ 의지 공염불 될까…노사갈등에 앞날 불투명
카허 카젬 ‘흑자 전환’ 의지 공염불 될까…노사갈등에 앞날 불투명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1.2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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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풀지 못한 채 실적 개선만 언급, 내년 8월말 이후 연임 어려울 수도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사진=한국GM)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사진=한국GM)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의 흑자 전환 목표가 공염불에 그칠 전망이다. 한국GM이 비정규직 직원 560여명을 대상으로 무더기 해고 결정을 내리면서 노사 간 갈등이 깊어진데다, 생산 차질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내년 8월말 임기가 만료되는 카허 카젬 사장의 임기 내 흑자 전환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풀이가 나온다. 한국GM에선 최고경영자(CEO)들이 불명예퇴진을 많았던 터라, 카허 카젬 사장의 연임도 자칫 불투명해질 수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의 내홍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GM 창원공장은 비정규직 근로자 560여명에게 해고 예고 통지서를 보냈다. 또 최근 부평공장에서도 비정규직 근로자 60여명이 권고사직 등을 받고 퇴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GM 부평비정규직지회 등에 따르면 최근 부평공장에서 퇴사한 근로자는 부평1공장과 2공장에서 비정규직 순환 무급휴직자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최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무급휴직을 하던 근로자 300여명이 부평공장에 복직해 권고사직 등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GM은 “도급업체와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며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도급업체 소속”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법을 무시한 해고라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한국GM 비정규직에 대해 지난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나 사측이 정규직으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고용노동부도 지난해 5월 창원공장 비정규직 774명을 직접 고용하라며 사측에 7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한국GM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해왔다.

정의당 경남도당과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창원공장 비정규직 근로자 무더기 해고와 관련해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GM은 해고가 최선의 경영인 것처럼 법을 무시하는 경영을 멈추고 GM 본사를 설득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GM의 이 같은 노사 갈등 논란은 실적 부진이란 악순환으로 이어져 왔다. 특히 카허 카젬 사장은 취임했던 지난 2017년 당시 “한국GM을 2020년까지 흑자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고, 반드시 지속가능하고 수익 내는 기업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 측과 상생 협력 없이는 이 같은 목표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GM은 지난 2014년부터 적자 전환된 이래 최근 5년간 누적 적자가 4조4447억원에 달하고 있지만, 카허 카젬 사장이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한 채 노사 갈등으로 생산 차질까지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GM은 노조 파업이 진행된 올해 9월 한 달간 내수 5171대, 수출 1만6222대 등 총 2만1393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38.6%나 감소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내년 8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카허 카젬 사장의 연임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세르지오 호샤 전 사장은 지난 2012년 3월 사장에 취임해 2015년 3월 연임에 성공했지만 연임 9개월 만인 2016년 1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제임스 김 전 사장은 새로운 CEO로 올랐지만, 지난 2017년 8월 31자로 스스로 물러나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같은 맥락으로 임기 내내 흑자 전환을 내세웠던 카허 카젬 사장도 노사 관계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노조 파업 등의 영향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경우가 많았다”며 “카허 카젬 사장 임기 내에 실적을 안정적으로 회복하려면, 사측이 먼저 노조와 협력할 방안을 적극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