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새 노조지부장 조경근 후보 당선…노사 갈등 지속 우려
현대重 새 노조지부장 조경근 후보 당선…노사 갈등 지속 우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11.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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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중도 성향 유상구 후보 누르고 54.3% 득표율로 당선
그룹 공동교섭 추진 공약…“임금협상 타결 최선 다하자”
현대중공업 새 노동조합지부장에 당선된 조경근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 새 노동조합지부장에 당선된 조경근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 새 노동조합지부장에 강성 성향의 조경근 후보가 당선되며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8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지난 27일 23대 임원(지부장) 선거 투표 결과, 조경근 후보가 5145표를 얻어 54.3%의 득표율로 실리·중도 성향인 유상구 후보(3901표, 41.17%)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전체 조합원 1만276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으며, 투표자는 9475명, 투표율 92.21%를 기록했다.

조 당선자는 회사 물적분할(법인분할)에 반대해 주주총회장을 점거하고, 잦은 파업을 벌인 현 집행부의 사무국장 출신이며, 강성으로 분류되는 분과동지연대회의 소속이다.

조 당선자는 조합원 임금과 복지 확대, 신속한 통상임금 승소를 위한 활동, 정년 연장 제도적 준비, 현대중공업그룹 공동교섭 추진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번 투표 결과는 현 집행부가 사측과 법인분할 무효 소송을 벌이는 상황 등을 고려해 강성 성향의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또 법인분할 반대 투쟁 과정에서 전체 조합원의 10% 이상인 1400여명이 징계를 받은 점도 강성 집행부를 선택한 이유로 분석된다.

강성 성향인 조 후보자의 당선으로 노조 새 집행부의 투쟁 기조는 현 집행부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조 당선자의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현대중공업그룹 공동교섭 추진으로 꼽힌다.

그동안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따로 진행하던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사 노조와 공동교섭단을 꾸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룹사 전체 대표와 교섭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는 희망퇴직과 정년퇴직 등으로 조합원이 줄면서 약화된 조직력을 그룹사 전체 공동교섭으로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임단협은 현재도 ‘4사 1노조’ 원칙으로 해마다 타결이 지연돼왔다. 4사 1노조 원칙은 지난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이 일렉트릭·건설기계·로보틱스(현대중공업 지주)로 분할됐지만, 노조는 단일 조직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과 각 분할사 가운데 1곳이라고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타결되지 않으면 이미 타결된 곳에서도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같은 현상은 그룹사 전체 교섭단을 꾸릴 경우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각사가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공동교섭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조 당선자는 “선거 기간 갈라진 마음을 모두 털고, 전체가 단결하고, 연내 임금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