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의 영화 속 법률] ‘블랙머니’의 무고죄
[이조로의 영화 속 법률] ‘블랙머니’의 무고죄
  • 신아일보
  • 승인 2019.11.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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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로 법무법인태일 변호사
 

영화 ‘블랙머니’(감독 정지영)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 금융 스캔들 범죄 드라마다.  제작진은 실화에 대해서 밝히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면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 및 매각했던 과정이 떠오른다.

작품 속에서, 대한은행 직원이었던 박수경(이나라 분)이 자살로 위장되면서 남긴 유서에는 양민혁 검사(조진웅 분)가 조사하면서 자신을 성추행을 했다는 내용이 있다. 사망자가 범죄 피해사실을 유서로 남긴 것만으로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양민혁 검사에게 무고죄가 성립할까?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면 성립하는 범죄이다. 무고죄는 국가 심판기능의 적정한 행사와 무고당한 사람의 법적 안정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규정된 것이다. 

실무에서, 무고죄는 고소, 고발당한 피고소인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고소, 고발인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무고죄로 고소당한 고소, 고발인이 피고소인에 대한 고소, 고발을 취하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무고죄에서 허위신고의 상대방은 공무원, 공무소이다. 그러나 모든 공무원, 공무소가 아니라,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할 수 있는 해당 관서나 그 소속 공무원을 말한다. 예를 들면, 검사나 사법경찰관, 수사기관을 통할하는 대통령, 감사원장 등을 말한다. 

무고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허위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허위사실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사실로서, 신고된 사실로 인하여 상대방이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될 위험이 있는 것을 말한다. 

신고사실이 허위인지는 그 범죄의 구성요건과 관련하여 신고사실의 핵심 또는 중요내용이 허위인지를 보고 판단한다. 따라서 신고자가 허위라고 생각하고 신고하였으나 그것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신고사실은 객관적 진실과 일치하나 법적 평가, 죄명을 잘못 적은 경우나 정황을 다소 과장한 정도는 허위 신고라고 할 수 없다. 신고사실이 허위일지라도 형벌권행사를 위한 조사가 전혀 필요 없이 범죄를 되지 않는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무고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허위신고는 자발성이 있어야 한다. 수사관의 요청이나 수사기관의 신문에 의하여 허위 진술하는 것은 허위신고가 아니어서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허위신고의 자발성이 없기 때문이다. 

무고죄를 범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한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 즉, 자수, 자백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필요적으로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하여야 한다. 오판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 규정이다. 

양민혁 검사가 수사하는 과정에 박수경을 성추행하였다는 사실이 허위라고 하더라도 박수경이 유서에 기재한 것만으로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유서의 기재만으로 신고의 자발성은 인정되지 않고, 박수경은 사망하였으므로 범죄가 성립하더라도 불기소처분으로 수사는 종결된다. 

살다보면 사소하게라도 억울한 누명을 쓸 때가 있다. 억울함에도 해명할 방법이 없을 때처럼 답답할 경우도 없다. 성범죄 피해자라고 자처하는 사람이 사망하면서 유서를 남기면 억울함을 해명할 방법이 거의 없다. 죽음은 상대방의 반박할 기회까지 박탈하는 면이 있고, 범죄의 증거는 있어도 범죄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실제로 찾기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조로 법무법인태일 변호사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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