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톱3’ 밀키트 시장서 ‘집밥족’ 유혹
편의점 ‘톱3’ 밀키트 시장서 ‘집밥족’ 유혹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1.2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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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000억원대 규모 급성장…오프라인 채널 中 접근성 우위
가장 빠른 GS25 '심플리쿡' 앞세워 250여종 개발, 가격 강점
세븐일레븐, 프레시지 손잡고 '세븐쿡' 출시 매월 수요 50% 증가
CU, 한국야쿠르트 '잇츠온' 단독 판매 서울·수도권 집중 공략
GS25의 햄볶음부대볶음 밀키트. (제공=GS리테일)
GS25의 햄볶음부대볶음 밀키트. (제공=GS리테일)

편의점 3대 브랜드가 밀키트 시장에 모두 뛰어든 가운데, ‘집밥족(族)’ 잡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각 브랜드는 주 소비층인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저마다 차별화한 마케팅과 유통전략을 앞세워 7000억원대 시장을 선점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1위(매장 수 기준) CU(씨유)는 이달 중순부터 한국야쿠르트의 밀키트 ‘잇츠온’을 단독 판매하면서, 기존 GS리테일의 GS25와 세븐일레븐 등 Top(톱)3 브랜드와 경쟁을 펼치게 됐다.

편의점이 밀키트 시장까지 손을 뻗친 것은 높은 성장세를 감안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밀키트 시장은 올해 400억원대로 추산된다. 하지만, 건강과 간편함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성장세는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 5년 후인 2024년에는 7000억원대로 17배 이상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편의점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보다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에 밀키트 시장에 진출했지만, 타 채널과 비교해 보유 매장 수와 접근성, 1~2인 가구의 이용 빈도 등을 고려하면 성공 가능성은 크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을 주로 찾는 소비층과 밀키트의 핵심 타깃층이 1~2인 가구로 동일하고, 동네 골목골목마다 편의점이 있어 소비자 접근성과 구매 편의성 면에서 다른 유통채널보다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며 “밀키트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 편의점 입장에서도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Top3 매장 수는 10월 기준 3만7400여개에 이른다.

3대 편의점 중 밀키트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GS25(GS리테일)다. 지난 2017년 12월 심플리쿡 브랜드를 앞세워 밀키트 종류만 현재 250여종(GS수퍼마켓·GS fresh 온라인몰 포함)에 달한다.

GS25는 편의점과 밀키트 주 이용층인 20대를 겨냥해 전문 쉐프들로 구성된 별도의 전담팀이 매월 10여종의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밀키트 제품으로는 혼밥족·혼술족을 위한 한 끼 식사나 술안주로 좋은 안동찜닭과 부대볶음, 닭갈비 등이 있다.

GS25는 최근에는 심플리쿡의 식단 개발 노하우를 접목해 요일별로 맞춤 밀키트 메뉴를 제공하면서 소비자 공략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특히 GS25는 1만3000여개 이상의 매장과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나만의 냉장고’ 등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밀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불닭시리즈 밀키트 3종. (제공=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의 불닭시리즈 밀키트 3종. (제공=세븐일레븐)
CU가 판매 중인 잇츠온 밀키트. (제공=CU)
CU가 판매 중인 잇츠온 밀키트. (제공=CU)

세븐일레븐은 지난 8월 ‘세븐쿡’이라는 브랜드로 밀키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국내 밀키트 업계 1위 ‘프레시지’와 손잡고 나선 점이 눈에 띈다. 프레시지는 국내에 밀키트를 처음 선보인 업체다. 

세븐일레븐은 전용 앱 ‘세븐앱’을 통해 밀키트 예약주문을 받아, 지정 매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세븐쿡 출시 당시에는 밀푀유나베 등 3종으로 시작했으나, 현재 삼양식품과 콜라보를 통한 ‘불닭시리즈’와 샤브샤브, 수제비떡볶이를 비롯한 9종의 메뉴를 내놓은 상황이다. 가격대는 7000원대에서 1만원 후반대까지 다양하다. 이중 판매율이 가장 높은 밀키트는 삼양식품과 콜라보한 ‘까르보불닭파스타’와 ‘데빌불닭치즈프라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밀키트 시장에 진출한지 3개월가량 됐는데, 매월 수요가 50% 이상 증가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대중적인 식사메뉴와 홈파티에 적합한 상품들 위주로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며, 모바일 앱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 판매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CU는 한국야쿠르트와 손잡고 이달 중순 뒤늦게 밀키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업계 단독으로 한국야쿠르트 잇츠온의 얼큰버섯전골 등 인기제품 4종을 이달 14일부터 서울과 수도권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기존 잇츠온 상품 구성과 레시피는 동일하게 하되, 1인 가구 소비자 이용이 많은 편의점 특성을 고려해 1인용 패키지를 별도 제작했다.

경쟁사가 직접 기획·생산하거나 다른 밀키트 업체와 협업을 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CU는 인지도가 높은 밀키트 브랜드의 판매 플랫폼으로 시작해 시장 가능성을 타진해본다는 입장이다. 이후 소비자 반응에 맞춰 밀키트 제품 구색을 더욱 다양화하는 한편, 판매 범위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