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시중에 풀린 돈 GDP 대비 1.5배 넘어…주요국 중 상위권
韓 시중에 풀린 돈 GDP 대비 1.5배 넘어…주요국 중 상위권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11.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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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중에 풀린 돈과 비교해 경제활동 부진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총생산(GDP)의 1.5배가 넘는 돈이 시중에 풀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세계은행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명목 GDP 대비 광의통화(M2) 비율은 151.5%다.

현금, 요구불예금, 만기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머니마켓펀드 등이 속한 광의통화는 지난해 말 기준 2700조4000억원으로 명목 GDP(2010년 기준년) 1782조3000억원의 1.5배였다.

경제 규모에 비교한 통화량은 2011년 131.4%에서 2016년 146.6%로 빠르게 상승했다. 이후 2017년 146.2%로 잠시 둔화했으나 지난해 다시 높아졌다.

이는 시중에 풀린 돈이 불어나는 데 반해 자금이 투자, 소비 등과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못한 채 부동산에 쏠리고, 은행 예금에 묶인 결과로 풀이된다. 늘어난 유동성만큼 민간의 경제활동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뜻이다.

반대로 GDP 대비 M2 비율이 하락했던 2017년에는 성장률이 3.2%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3%대를 넘어섰었다.

전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비율은 홍콩, 일본, 중국보다 낮지만, 미국이나 전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단 높았다.

금융산업 위주의 특수한 경제구조를 가진 홍콩은 GDP 대비 통화량 비율이 384.8%로 통계가 집계된 128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다만 이 비율은 1년 전보다 10.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민은행이 시중에 톤을 풀어 경기 부양을 한 중국도 이 비율이 2016년 209.5%에서 2017년 204.2%로 낮아진 후 지난해에는 199.1%로 하락했다.

일본의 경제규모 대비 통화량 비율은 오르고 있다. 일본의 GDP 대비 M2 비율은 2016년 243.5%에서 2017년 247.9%로 지난해 252.1%까지 상승했다. 일본은 그간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이어왔으나 성장세가 회복하지 못했고 이 추세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금융시장에 풀린 통화량이 GDP보다 더 적었다.

미국의 경우, 개인들이 자금을 예금 대신 주식으로 굴리는 것을 선호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GDP 대비 M2 비율은 2017년 90.5%였으나 지난해 말 89.5%로 낮아졌다.

지난해 기준 OECD 회원국들의 GDP 대비 광의통화 비율은 116.2%였다. 전 세계를 기준으로 보면 124.7%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요구불예금, 만기가 짧은 금융상품에 돈이 몰린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불안하다는 의미”라며 “한국은 시중에 풀린 돈과 비교해 경제활동이 부진하다”고 말했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