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 선거 범민주 85.2% 의석 차지 ‘압승’
홍콩 구의원 선거 범민주 85.2% 의석 차지 ‘압승’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1.2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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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52석 중 385석 차지… 친중파 58석으로 궤멸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범민주 진영 후보의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 (사진=홍콩 AP 연합뉴스)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범민주 진영 후보의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 (사진=홍콩 AP 연합뉴스)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최종 85.2% 의석을 차지하며 혁명에 가까운 압승을 거뒀다.

25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구의원 선거에서 전체 452석 중 이날 오후 12시(현지시각) 기준 385석을 차지했다. 이는 전체 의석의 85.2%에 해당하는 수다.

반명 친중파 진영은 58석(12.8%)에 그쳤고 중도파도 8석만 차지했다. 나머지 1석 결과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구의원 선거는 범민주 진영의 완벽한 승리다.

범민주 진영인 공민당은 전체 36명의 후보 중 32명이 승리를 거뒀고 노동당은 7명 후보자 모두 승리했다. 홍콩의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인 민간인권진선의 지미 샴 대표도 샤틴구 렉웬 선거구에서 당선됐다.

현재 홍콩 구의원은 민건련이 거느린 115명을 비롯해 친중파 진영이 327석을 차지하고 있다. 범민주 진영은 친중파 진영 절반에 못 미치는 118석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둔 모습이다.

범민주 진영이 이처럼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가 6개월째 전개되면서 현 정부를 심판하고자 하는 젊은 층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구의원 선거에 등록한 유권자는 413만명으로 2015년 구의원 선거 때인 369만명보다 50만명가량 늘었다.

특히 18세부터 35세 젊은 층 유권자가 12.3% 늘어 연령대별로 최대 증가 폭을 보였는데 진보적 성향의 젊은 층 유권자가 많이 늘면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권자 중 실제 투표에 참여한 수도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유권자 413만명 중 294만명이 이번 구의원 선거에 투표했다. 이는 2016년 220만여명이 참여해 최고치를 기록한 국회의원 선거 때보다 무려 74만명이 많은 숫자다.

최종 투표율도 71.2%로 역대 최고 기록을 낳았다. 2015년 구의원 선거 때 투표율 47.0%를 훌쩍 넘긴 수치다.

이번 결과로 홍콩 시위대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 논의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홍콩의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은 국민에 의한 직선제가 아닌 1200명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452명의 구의원 중 117명이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된다.

홍콩 행정장관을 뽑는 구의원 몫의 117명 선거인단은 또 진영 간 표 대결을 통해 선출된다. 2015년 당시 구의원 선거에서는 친중파 진영이 승리해 이듬해 12월 진행된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출 때 117명 선거인단은 친중파 진영이 독식했었다. 이에 친중파인 캐리 람 현 행정장관이 무난히 당선될 수 있었다.

이번 구의원 선거에서는 범민주 진영이 싹쓸이한 만큼 117명의 선거인단을 범민주 진영이 다 가져갈 확률이 높아졌다. 범민주 진영이 선거혁명을 이뤘고 이를 지지하는 유권자 대부분이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논의에 큰 힘이 실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