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도파업 철회, 환영한다
[사설] 철도파업 철회, 환영한다
  • 신아일보
  • 승인 2019.11.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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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이 5일 만에 끝이 났다. 코레일과 철도노조가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마라톤 회의 끝에 나온 결과다. 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열차 운행이 정상화 되고 있지만 운행이 완전 정상화되기까지는 하루 이틀 정도 더 소요될 전망이다.

늦었지만 잘된 결정이다.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은 애초부터 진행돼서는 안 될 일이었다. 노조는 이번 파업에서 △4조 2교대 내년 시행을 위한 인력 4000명 충원 △총인건비 정상화(임금 4% 인상)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 개선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통합, 특히 SRT 운영사인 SR과의 연내 통합 등 4가지 요구 조건을 내세운바 있다. 

하지만 이번 마라톤 회의 끝에 도출한 결과는 △올해 임금 1.8% 인상 △인력 충원 문제는 철도 노사와 국토교통부가 협의 △고속철도 통합 운영 방안 건의 △저임금 자회사 임금수준 개선 건의 등이다. 노조가 애초에 요구한 것 중에 임금 인상이라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달갑지 않다. 이제라도 철회된 건 다행이라는 반응이지만 결국 임금인상을 위해 국민들의 이동수단을 볼모로 잡았다는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실제로 파업이 진행된 5일간 철도 이용을 해야 하는 수많은 국민들이 불편함을 겪었다. 특히 지난 주말 KTX 운행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주요 노선으로 향하는 열차표는 전부 매진되기도 했다. 주요 역에는 열차표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가득 찼고, 입석 열차표마저 매진되면서 열차표 구하기는 전쟁을 방불케 했다.

더군다나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밖에 없다. 이번 정상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로 한·메콩 정상회의를 포함해 27일까지 사흘간에 걸쳐 진행된다. 이에 서울에서 부산을 오가는 수많은 국민들을 비롯해 각국 손님들의 불편함도 야기되고 있었다.  

큰 행사가 시작될 무렵 파업 종료 선언은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진다. 국민적인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 명분도 실리도 없는 이번 파업이 장기화 됐더라면 노조를 향한 따가운 눈총은 더욱 거세졌을 수밖에 없다. 

아직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 큰 한 고비만 넘겼을 뿐이다. 노조와 코레일 측의 이견이 가장 큰 인력충원 문제는 국토부와 추가 협의키로 했다. 노사는 내년에 시행되는 4조2교대를 놓고 인력충원에 대한 이견이 큰 상황이다. 또 한 번의 파열음이 예고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파업이 최선책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국민들의 이동수단을 볼모잡아 강경대응 하지 말고 한발씩 양보하며 대화를 통해 푸는 게 순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아일보]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