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 94% 운동 부족 '세계 최악'
한국 청소년 94% 운동 부족 '세계 최악'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1.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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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146개국 분석 결과… 여학생은 꼴찌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여학생. (사진=연합뉴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여학생. (사진=연합뉴스)

한국 청소년 94%가 운동 부족으로 세계 최악을 기록했다. 여학생의 경우 146개국 중 운동량이 꼴찌인 것으로 파악됐다.

22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16년 세계 146개국 11~17세 남녀 학생의 신체 활동량 통계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WHO는 청소년의 신체·정신 건강·발달과 생애 전반에 미칠 효과를 고려해 매일 평균 1시간 이상 중간 정도 이상 신체활동(운동)을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146개국에서 평균 청소년 81.1%가 이 권고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적으로 청소년 5명 중 4명은 운동이 부족하다는 결과다.

특히 한국 청소년의 상황의 세계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부족으로 분류된 학생 비율이 94.2%로 146개국 중 가장 높았다. 분석 대상 국가 중 이 비율이 90%인 나라는 한국 외 필리핀(93.4%), 캄보디아(91.6%), 수단(90.3%)뿐이었다.

보통 국가 소득 수준이 높으면 청소년 운동 부족 비율은 낮아지는 반비례 현상을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국은 국민소득이 높으면서도 청소년 운동 부족은 심각한 상태인 모습이다.

한국 여학생의 운동 부족 현상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무려 97.2%가 신체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100명 중 3명만 신체 유지와 발달에 충분한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학생 운동 부족 비율은 91.4%였다.

WHO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남녀 청소년의 운동 부족 비율은 각각 77.6%, 84.7%였다. 앞서 2001년의 경우 남녀 청소년 운동 부족 비율은 각각 80.1%, 85.1%였다. 15년이 지나도 남녀 격차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반면 미국과 싱가포르 등 일부 고소득 국가에서는 성별 격차가 13%p 넘게 벌어지기도 했다.

WHO는 청소년 운동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체활동 장려와 함께 여자 청소년의 행동 변화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2030년까지 신체활동이 부족한 청소년의 비율을 70%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건 어렵다는 생각이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WHO 리앤 라일리는 “남녀 격차는 문화전통 요인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예를 들어 여학생들이 운동을 하려면 탈의실 시설이 갖춰져야 하는 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청소년 운동 부족 현상은 정보기술 발전에 따른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전자 혁명이 청소년이 더 오래 앉아 있게 운동 행태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