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공유경제와 주거 패러다임의 혁신
[기고 칼럼] 공유경제와 주거 패러다임의 혁신
  • 신아일보
  • 승인 2019.11.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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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섭 체스터톤스 이사

소비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기존의 소비 형태는 '소유'를 기반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경험을 중요시 여기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는 소유보다는 공유를 함으로써 합리적으로 살 방법을 모색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 중심이 소유에서 경험으로 바뀌게 된 주요 원인으로는 경기 불황을 꼽을 수 있다. 이 세대는 경제 부흥기에 성장한 이전 세대와 달리, 1990년대 후반의 IMF 사태나 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같은 경제불황 사태를 직접 지켜보며 성장했다. 현재의 경제 저성장 시대를 살면서 학자금 대출, 고용 불안정, 낮은 임금 상승률 등의 경제적 부담이 이들의 소비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소유하기보다는 공유함으로써 자원의 낭비를 줄이며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살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공유경제의 급성장이 이뤄졌고 최근까지도 공유경제 플랫폼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공유 경제는 이제 일상생활 모든 곳에 침투했고 의식주 모두 공유경제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그중 공유경제 활동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부동산 시장이다.

새로운 세대의 소비 형태에 맞게 새로운 부동산 형태가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공유 오피스 열풍을 들 수 있는데, 이런 공유 오피스 열풍은 밀레니얼 세대가 이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유 오피스 시장을 주도하는 주 고객은 스타트업 기업이다. 2016년 발표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백서'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 CEO의 평균 연령은 35.8세로 밀레니얼 세대에 들어맞는다. 이들은 임대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비싼 임대료를 낮추고, 공용 시설을 활용해 초기 비용을 절감하는 등 실리를 챙긴다. 공유하는데 거부감이 없는 밀레니얼 세대 CEO가 부동산 고객이 되어 공유 오피스 시장의 저변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일터뿐 아니라 주거 공간에 대한 공유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공유 주거는 감당할 수 없이 높아져 가는 서울의 집값과 삶의 질 사이의 격차를 절충하고 타협하는 해결책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5월 오픈한 '셀렉티드바이클리' 역시 1인 주거 플랫폼으로 공유 주거의 한 형태다. 개인 공간과 공유 공간은 분리하였으나 개인 주거 공간과 업무 공간, 커뮤니티 공간 등이 한 건물 안에서 제공되는 '코리빙(co-living) 하우스' 형태를 가지고 있다. 혼자 이용하는 공간인 방은 수납을 극대화한 붙박이장과 쾌적한 화장실, 에어컨 및 블라인드, 디지털도어록 등의 구성을 갖췄고, 혼자만 있을 수 있는 공간 이외에도 공유주방 및 멤버십 라운지, 코워킹 스페이스, 전용 테라스 및 루프탑테라스 같이 부가적인 공간적인 혜택을 누리는 것을 기본 구성으로 하고 있다. 셀렉티드바이클리는 오픈한지 한 달 만에 21개 호실이 모두 계약 완료되었고 곧 2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시장이 호의적이다. 

소비 패러다임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일상의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방식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일터뿐만 아니라 주거 공간까지 공유하며 국내 부동산 시장 패러다임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번도 입지 않은 옷, 바쁘다는 핑계로 방치된 책들, 부푼 꿈을 안고 독립했지만 한 달에 한번 사용할까 말까 한 자취방의 주방 등 우리는 어쩌면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며 자원을 낭비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경험'은 중요하지만 '소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합리적인 소비의 세대가 시장을 바꾸고 있다. 

/신유섭 체스터톤스 이사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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