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재발탁에 도수 낮추고…반격 나선 롯데주류
전지현 재발탁에 도수 낮추고…반격 나선 롯데주류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1.21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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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 하락…'클라우드' 프리미엄 맥주 이미지 부각
'처음처럼' 16.9도 출시 저도주 시장공략…입지 회복 '안간힘'
서울 모 대형마트에 진열된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맥주와 피츠 맥주.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 모 대형마트에 진열된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맥주와 피츠 맥주. (사진=박성은 기자)

롯데주류가 최근 맥주 모델을 바꾸고, 소주 도수를 낮추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롯데주류가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시장에서 줄어든 입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최근 대표 맥주인 ‘클라우드’의 새 광고모델로 배우 전지현을 재발탁했다. 전지현은 지난 2014년 클라우드 맥주가 출시됐을 때 첫 모델이기도 하다.

당시 롯데주류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양분한 국내 맥주시장에서 후발주자였다. 때문에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했고, 여러 광고모델을 검토한 결과 배우 전지현을 클라우드 맥주의 첫 모델로 기용했다. 톱스타인 전지현과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클라우드의 콘셉트가 서로 잘 맞겠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주류는 2년간 전지현을 클라우드 모델로 기용하면서 ‘100% 발효 원액 그대로, 물 타지 않은 맥주’라는 광고 콘셉트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러한 전략은 맞아 떨어지면서 클라우드의 인지도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롯데주류는 전지현을 클라우드 모델로 다시 발탁하면서 오비맥주의 카스, 하이트진로의 테라 사이에서 다시 한 번 프리미엄 맥주로서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처음처럼’ 소주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롯데주류는 주력제품인 ‘부드러운 처음처럼’ 알코올 도수를 기존 17도에서 16.9도로 0.1도 낮춰 12월부터 시장에 유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수를 낮춘 새로운 제품에 라벨 일부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주류가 소주 알코올 도수를 낮춘 것은 지난해 4월 17.5도에서 17도로 0.5도를 내린지 1년 7개월 만이다. 이처럼 소주 도수를 또 다시 낮춘 것은 저도주를 선호하는 지금의 주류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측면으로 풀이된다.

특히 알코올 도수 16.9도 이하의 주류는 저녁 10시 이후 심야시간대 TV광고가 가능하다.

일례로 최근 소주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뉴트로진로(일명 진로이즈백)’은 지난 4월 출시 이후 지상파와 케이블 TV광고를 진행하면서 인지도를 높인 덕분에, 출시 70여일 만에 1000만병 판매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롯데주류가 국내 소주시장 방어 차원에서 저도주를 내세운 마케팅으로 하이트진로에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는 롯데주류의 이 같은 시도를 두고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산 불매운동에 따른 이미지 악화와 실적부진 등의 악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가 일본기업이라는 오해가 빚어지면서 롯데주류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입혀졌고, 롯데주류는 예민한 분위기에서 마케팅을 소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만큼 마케팅을 강화해 줄어든 입지를 회복하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롯데주류 클라우드 맥주의 모델로 재발탁된 배우 전지현. (사진=롯데주류)
롯데주류 클라우드 맥주의 모델로 재발탁된 배우 전지현. (사진=롯데주류)

실제 롯데주류의 입지는 지속적으로 좁아진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올 1/4분기와 2/4분기 소매점 POS데이터 맥주 판매 매출액을 비교해보면 오비맥주는 3620억원에서 4076억원으로 456억원 늘었고, 하이트진로는 같은 기간 1175억원에서 1593억원으로 418억원 증가했다. 반면 롯데주류는 393억원에서 379억원으로 14억원이 감소했다. 특히 전체 시장점유율 면에서 롯데주류는 4.7%에서 2.6%로 거의 반토막 났다.

소주도 경쟁사인 하이트진로가 전체 시장에서 60%대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린 만큼 처음처럼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진 상황이다.

3분기 실적 역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 가까이 줄어든 1637억원, 영업손실은 71% 늘어난 205억원으로 부진했다.

이처럼 롯데주류가 지금의 좋지 않은 상황을 반전시키고, 이미지 개선과 함께 입지를 새롭게 다지고자 최근 맥주와 소주 부문에서 마케팅을 재정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롯데주류 관계자는 “최근에 추진한 마케팅이 일본산 불매 등에 따른 이미지 개선보다 지금껏 해왔던 마케팅의 연장선으로 봐주면 좋겠다”며 “맥주는 출시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1호 모델이었던 전지현을 재발탁 했고, 소주는 저도주 트렌드에 따른 소비자 니즈(Needs)를 충족하고자 도수를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