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도파업 즉각 철회돼야
[사설] 철도파업 즉각 철회돼야
  • 신아일보
  • 승인 2019.11.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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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이 20일 오전 9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철도파업으로 KTX와 광역전철, 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30∼70%가량 감축 운행하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맞춰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했다. 코레일 직원과 군 인력 등 대체인력을 동원해 KTX 운행률을 평소의 69%, 광역전철은 82%로 유지하고, 버스 등 대체교통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3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는 철도노조의 파업에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철도노조는 6년전인 2013년 22일간의 파업을 실시한바 있으며 3년전인 2016년에는 무려 74일간의 장기간 파업을 진행한바 있다.

노조는 △4조 2교대 내년 시행을 위한 인력 4000명 충원 △총인건비 정상화(임금 4% 인상)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 개선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통합, 특히 SRT 운영사인 SR과의 연내 통합 등 4가지 요구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코레일은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만년적자기업이다. 적자 공기업으로서 허리띠를 졸라매도 모자를 판에 요구조건이 굉장하다.

국민들의 이동수단을 볼모로 강력투쟁에 들어간다는 노조의 심보가 고약해보이기까지 하다. 심지어 파업시기도 참 얄궂다. 대입수능이 끝난 직후 수험생들이 논술고사나 수시면접 등으로 이동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시기다. 이중 철도를 이용해 상경하는 지방 수험생들의 불편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당장 파업 시작일인 20일 경상대학교를 시작으로 22일에는 연세대 원주, 23일에는 한국외대와 한양대 등 학교에서 논술고사가 실시된다. 또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는 이달말까지 수시모집 면접 일정이 잡혀 있다.

뿐만 아니라 다음주에는 부산에서 대규모 행사가 예정돼있기도 하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는 현정부 들어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이다. 각국의 정상급들이 참석하는 행사를 앞두고 대한민국 중심 교통수단인 철도가 멈춘다는 것은 안될 일이다. 하지만 이미 철도노조의 아집으로 물은 엎어졌다.

막판 교섭이 진행되던 지난 1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도 철도파업과 관련 "노조는 국민의 불편과 어려운 경제, 국가적 외교행사 등을 감안해 파업을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는 “노조의 생각을 이해하지만,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며 “한국철도공사의 경영상태와 정부의 재정여건도 고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 발언을 귀기울여 들었어야 한다. 만년적자인 코레일의 경영상태는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요구조건만 내세운다는 것은 안될 일이다. 수많은 철도 이용승객과 물류를 볼모로 한 파업은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정부는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에 절대 이끌려가선 안된다. 총파업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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