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꼭 유니클로에 열광해야 하나요?
[기자수첩] 꼭 유니클로에 열광해야 하나요?
  • 박준수 기자
  • 승인 2019.11.20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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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오전 대형마트 안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이 북적였다. 한동안 봤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라 흠칫 놀랐었다. 매장 앞에 붙은 '선착순 온에어 20만장 증정'이라는 포스터가 눈에 띈다. 계산대에 줄을 선 사람들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낸 뒤 천천히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일본과 한국의 감정싸움이 격해지면서 불매운동이 시작됐지만 유니클로는 타기업과 조금 다른 상황 아닌가. 꾸준히 대한민국을 향한 도발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불매운동의 중심에 오래 있길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됐다. 그래서 그 안에 줄서있던 그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던 것이다.

그리고 문득 누리꾼들의 반응들이 궁금해졌다. 나처럼 좋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과, 그에 반하는 의견들이 충돌하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아니나 다를까, 와글와글이다.

역사학자인 전우용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조선인들은 공짜라면 오금을 못 편다’ ‘조선인들은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 먹는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대표적 ‘혐한’ 담론이었다. 유니클로의 한국인에 대한 히트텍 무료 배포는 ‘공격적 마케팅’이 아니라 ‘혐한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과 관련해 찬성의 뜻을 밝힌 누리꾼이 훨씬 많았다. 물론 소수의 누리꾼은 ‘불매가 자발적이듯 유니클로 구입은 자유다’, ‘국내제품으로 갈아타봤지만 유니클로가 가성비 갑이다’ 등의 목소리를 내고는 있었다.

사실 불매운동은 이미 조금씩 시들해지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중인 도요타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일본 자동차 5개사의 지난달 전체 판매량은 1977대로 전달보다 79.2% 증가했다. 파격세일이 불러온 놀라운 결과다.

일본제품을 사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대놓고 한국을 무시하는 유니클로의 행동을 비춰봤을 때 공짜 내복에 열광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유니클로 한국 행사 대성공’이라는 뉴스가 일본 내에 전해졌을 때 그들의 눈에 우리나라가 어찌 비춰질까 하는 염려는 지울 수가 없을 뿐이다.

[신아일보] 박준수 기자

wnstn030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