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분담금 3차 회의 파행… 美, 회담 종료 요구
한미 방위비 분담금 3차 회의 파행… 美, 회담 종료 요구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1.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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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하트 “한국측 제안 우리 요청에 부응 못해” 브리핑 발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참석한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왼쪽)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 (사진=연합뉴스)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참석한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왼쪽)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 (사진=연합뉴스)

이틀째 이어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3차 회의가 파행 속 종료됐다.

19일 한미 대표단인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한국국방연구원에서 방위비 분담 관련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하지만 회의는 2시간도 채 진행하지 못한 상황에서 끝났다. 당초 오후 5시까지 회의를 하기로 한 점을 볼 때 본론에 들어가기도 전에 파행을 맞은 모습이다.

외교부는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며 “파행 끝에 회담이 끝났다. 미국 측이 회담 종료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회의가 파행된 것은 양측의 입장이 강하게 부딪힌 탓이다. 드하트 보좌관은 3차 회의 종료 후 브리핑을 통해 “유감스럽게도 한국 협상팀이 내놓은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바라는 우리측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 상호 수용가능한 합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새 제안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성과 없는 회의였음을 밝혔다.

한미 대표단은 이번 3차 회의에 앞서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1차 회의, 지난달 하와이로 장소를 옮겨 진행한 2차 회의에서 확인한 입장을 토대로 이번에 본격적인 간극 조율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양국이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사실상 마지막 회의인 3차 회의에서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각오였다.

그러나 전날 진행된 3차 회의 첫날에 양국의 입장 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고 이날 진행된 회의 역시 양국 입장이 맞서고 있는데 따라 그대로 종료돼 버렸다. 다음 회의에 대한 논의도 없이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이 내년도 부담할 방위비 분담금으로 올해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 상당의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 미군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군수지원비 외 주한미군 인건비(수당)와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등을 총망라해 들어가는 비용으로 50억 달러 가량을 요구한 것이다.

정부는 이에 ‘주한미군 주둔비만 반영한다는 SMA 틀에서 벗어난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지난 28년간 한미가 합의해온 SMA 틀 내에서 상호 수용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인 것이다.

정부는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납득할 수 없고 미국은 정부가 주장하는 합리적인 분담에 대해 기대이하의 대응이라며 일축하고 있는 상태다.

양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같은 입장만 번복하고 있어 방위비 분담금 관련한 연내 타결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차 협정 유효기간은 연말까지다. 양국이 연내 타결하지 못하면 협정 공백 상태를 맞게 된다.

inahlee@shinailbo.co.kr